“국민소득 4만달러 유력”…돌파 땐 인구 5000만 이상 국가 중 6번째

김원 2026. 9. 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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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올해 처음으로 4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 호황으로 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크게 늘어난 데다 최근 원화 가치까지 상승하면서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명목 GNI는 전 분기보다 8.8%, 전년 동기보다 26.4% 증가했다. 실질 GNI도 전 분기 대비 3.1% 늘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6%)을 크게 웃돌았다.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무역이익이 38조7000억원에서 58조5000억원으로 약 20조원 늘어난 영향이다.

명목 GNI는 물가 변동을 포함해 계산한 국민소득 규모다. 반면 실질 GNI는 물가뿐 아니라 수출품과 수입품 가격의 상대적인 변화인 교역조건까지 반영해 국민이 실제로 얼마나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살 수 있게 됐는지를 보여준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올해 남은 기간 예상치 못한 충격이 없고 연간 명목 GNI 증가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서 환율 안정세가 지속된다면 미 달러화 기준 1인당 GNI는 4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1인당 GNI는 원화로 계산한 국민소득을 연평균 환율로 달러화로 환산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수록 달러 기준 소득은 높아진다. 한국이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가운데 미국·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에 이어 6번째로 ‘4만 달러 국가 클럽’에 들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 1인당 GNI가 2014년 3만 달러를 넘어선 뒤 12년가량 3만 달러대에 머물러 왔다.

올해 들어 한국의 명목 GDP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2분기 명목 GDP는 전 분기보다 9.2%, 전년 동기보다 26.4% 증가했다.


반도체 등 수출 호황, 명목 GNI 26% 껑충…환율 하락한 덕도 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979년 3분기(27.7%) 이후 47년 만에 최고다. 소득 증가 속도를 소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저축률도 사상 최고로 높아졌다. 2분기 총저축률은 45.6%로 전 분기보다 3.9%포인트 올라 1970년 통계 공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순저축률도 8.8%에서 9.7%로 상승했다. 김 부장은 “기업 실적 호조는 시차를 두고 내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물경제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0.6% 늘어 속보치와 같았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1.3%, 민간소비는 가전제품과 음식·숙박 등을 중심으로 0.4% 증가했다. 순수출과 내수가 각각 성장률을 0.3%포인트씩 끌어올렸다. 한은은 하반기 분기별 성장률이 평균 0.2~0.3%를 기록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3.3%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1인당 GNI가 4만 달러를 넘어선 뒤에도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변수다.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성장세뿐 아니라 환율에도 민감하다. 일본도 한때 1인당 GNI가 4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성장 정체와 엔화 약세가 겹치면서 2024년부터 다시 3만 달러대로 내려왔다.

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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