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매일 쇼츠 만드는 80대, 왜 계속 배우냐면

정일국 2026. 9. 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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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교수는 선거법과 인공지능 강의, 그리고 최근 제주도에서 청렴교육을 실시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누군가는 AI를 배우고, 누군가는 유튜브를 만들고, 누군가는 새로운 방법으로 강의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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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었다고 손 놓으면 안 되지"... 배움에는 은퇴가 없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정일국 기자]

"요즘은 강의하기가 쉽지 않네요."

지난 8월 28일, 다섯 명의 지인들과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모두 나이가 들수록 강의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강의시장도 예전과 달라졌다. 젊은 강사를 찾는 곳이 많아졌고, 온라인 강의도 늘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필요한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다. 무엇보다 자료가 부실하거나 잘못된 내용을 말하면 금방 드러나니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80대 교수의 배움
▲ 오강회 회원들: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 정일국
먼저 이보규 교수님이 이야기를 꺼내셨다. 올해 86세인데 여전히 새로운 일을 하고 계셨다. 오래전부터 <이보규TV>도 운영하고 있으며, 요즘도 일주일에 쇼츠를 대여섯 개씩 만들고 있다고 했다.

김종일 교수도 자신의 <올데이시니어 TV>에서 직접 강의 영상과 AI를 활용한 쇼츠를 일주일에 두 편씩 정기적으로 올리고 있었다. 그는 쇼츠 제작에 필요한 것은 스스로 AI와 유튜브를 통해 익힌다고 했다.

오래전부터 전국적으로 은퇴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퇴직 후 자산관리와 생애설계'를 강의하고 있는 박영재 교수는 최근 공기업 강의 요청 현황과 최근 TV 출연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성수 교수는 선거법과 인공지능 강의, 그리고 최근 제주도에서 청렴교육을 실시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요즘 강의가 뜸해진 대신 인공지능(AI)과 유머 강의를 배우러 다닌다고 했다. 그렇게 익힌 것을 바탕으로 요즘은 수필을 쓰고,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에 투고하고 있다는 말을 보탰다.

식사 후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는 자리에서 86세 이 교수님이 "나이 먹었다고 손 놓으면 안 되지"라고 말씀하셨다. 김종일 교수는 "내가 이렇게 쇼츠를 만들어 놓으면 내 자식과 손자들에게 남겨 줄 기록이 된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오래전 한 장면이 떠올랐다. 강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얻은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지난 2018년 10월 8일,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KPO명강사협회 주관 우수강사 선발대회가 열렸다. 나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2년 동안 코이카 KOICA 봉사활동을 하며 겪었던 경험과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를 오르던 이야기를 담아 '보람찬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참가했다. 심사위원은 이보규 교수님과 성예종 교수님이었다. 선발대회를 마치고 결과 발표에서 최우수상에 내 이름이 불렸다. 그날 저녁, 떨리는 마음으로 성예종 교수님에게 전화를 걸어 "교수님, 강의를 좀 더 잘하고 싶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했다.
▲ 함께 배우는 사람들 : 다음에 다시 건강하게 만납시다.
ⓒ 정일국
성 교수님은 나보다 나이가 적었다.
상을 받은 날,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 배우겠다고 했다. 성 교수님은 한 시간이 넘도록 내 강의를 짚어주며 강의 내용과 기법을 하나하나 알려주었다. 몇 년 뒤, 성 교수님이 써놓은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 글에는 내가 전화를 걸어 가르침을 받았던 그날의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성 교수님은 10여 년 전 강사로 첫발을 내디딜 무렵 이보규 교수님을 만났다고 했다. 당시 이 교수님은 이름난 강사였지만, 나이나 지위, 체면을 따지지 않고 성 교수님의 강의를 찾아와 듣고 나서, 좋은 내용은 자신의 강의에 활용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성 교수님은 그 모습을 보며 '배움의 태도'를 배웠다고 했다.

그 글을 읽고 깨달았다. 내가 2018년 성 교수님에게 했던 행동이, 10여 년 전 성 교수님이 이보규 교수님에게서 배웠던 모습과 닮아 있었다는 것을. 성 교수님은 글의 끝에 나를 두고 "정일국 강사도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썼다.

지난달 모임에서 다시 만난 강사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나이는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여전히 배우고 있다. 누군가는 AI를 배우고, 누군가는 유튜브를 만들고, 누군가는 새로운 방법으로 강의를 준비한다. 이보규 교수님이 했던 말이 다시 생각난다.

"나이가 들어도 무언가를 꾸준히 해야 합니다."

그 말은 내게 끊임없이 배우라는 뜻으로 들렸다. 함께 찍은 사진을 다시 들여다본다. 나란히 서 있는 다섯 사람. 누가 가르치고 누가 배우는지 구별할 수 없다. 아마 오래 배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런 것인가 보다.
배움에는 은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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