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만든 SF 액션영화…90분에 딱 10억 들었다

정은혜 2026. 9. 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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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틸레이’ 속 한 장면. 윤강(아래 사진)이 실종된 아버지 윤 박사의 흔적을 추적하다, 윤 박사가 숨겨둔 전투 수트를 발견한다. [사진 라온플러스컴퍼니]

생성 AI(인공지능) 기술로 모든 장면을 만든 장편 영화 제작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개봉한 ‘아이엠포포’ ‘한복입은 남자’에 이어 로봇이 등장하는 SF 액션 영화 ‘스틸레이’가 베일을 벗었다. 아직 AI 영상 특유의 이질감이 주는 ‘불쾌한 골짜기’를 넘지는 못했지만, 어떤 장면은 실사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실감 있었다.

7일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영화 기자 간담회에서 연출을 맡은 설우인 감독은 “롤러코스터처럼 발전 속도가 빠르고 AI 툴 업데이트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데, 이 영화는 (제작) 당시에 할 수 있었던 최선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스틸레이’는 다음달 14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도 자리했다. 하 부위원장은 “3~4년 전 비디오 AI에 대해 논문을 썼는데 그때는 몇 초 단위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어려웠는데 오늘 보니 (이 기술이) 수개월 단위로 다르게 발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스틸레이’ 속 한 장면. [사진 라온컴퍼니플러스]

‘스틸레이’는 자율적인 판단 기능을 가진 로봇 ‘에이라’가 인간을 위협 요소로 판단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에이라를 만든 윤 박사가 실종되자, 그의 아들 윤강이 아버지가 남긴 전투 수트 ‘스틸레이’를 입고 위기에 맞선다.

제작진은 러닝타임 90분 동안 캐릭터의 모습을 일관성 있게 유지했다는 점을 기술적 발전으로 꼽았다. 설 감독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먼저 장면에 맞는 이미지를 만든 뒤 이를 바탕으로 장면마다 영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목소리 연기는 ‘아이엠 포포’ 등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전문 성우가 맡았다. 스토리 구성과 음악 작업도 인간 제작진이 했다.

아직 실사 영화와 견주기 어려운 부자연스러움은 있지만, AI 제작의 장점은 제작비와 제작 기간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스틸레이’는 각각 10억원, 6개월이 소요됐다고 한다. 기존의 영화감독이나 제작자가 아니더라도, 창작자의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향후 폭발력 있는 성장 가능성이 있다. 실제 설 감독도 영화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드라마 ‘킹더랜드’ 등에 출연한 배우이기도 하다.

반면 비디오 AI 도구의 기반이 해외 기업에 있고, 학습 데이터가 되는 콘텐트의 저작권과 초상권 문제, AI 사용 여부 표기 방식 등 제도적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하 부위원장은 “국내의 비디오 AI 분야는 (투자가) 뒤처져 있다”며 “앞으로 과기정통부·문체부와 논의해 (이 분야 발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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