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넘치는 현금…바이오 증자 불렀나 [재계톡톡]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6. 9. 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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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돌연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이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늘고 있다. 당초 스위스 폴리펩타이드 인수대금을 보유 현금과 차입으로 조달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한 달여 만에 대규모 증자로 방향을 틀자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8월 28일 이사회를 열고 총 3조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2조7062억원,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등에 2948억원을 투입한다. 지난 7월 폴리펩타이드 인수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증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나 예상과 달리 대규모 증자를 택한 것이다. 논란이 일자 삼성바이오는 향후 6·7 공장 건설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둔 만큼 재무건전성과 추가 차입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막강한 현금 창출력이 그룹 자본배분 전략 변화로 이어져 삼성바이오 증자가 결정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삼성전자 곳간이 두둑해지면서 배당과 출자를 통해 현금이 그룹 곳곳으로 흘러갈 유인이 커졌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 지분 43.1%를 가진 최대주주로 이번 증자에 참여할 경우 1조원 안팎 자금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역시 지분 31%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수천억원대 출자 수요가 생긴다.

문제는 그룹에 최적인 자본배분이 개별 상장사 주주 이해관계와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주주에게는 주주환원보다 계열사 출자가 앞서는 듯한 점이, 삼성바이오 주주에게는 대주주와 자체 조달 여력에도 M&A 부담을 기존 주주와 나누는 점이 불만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주요 주주로 있는 계열사를 중심으로 굵직굵직한 M&A 검토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76호(2026.09.09~09.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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