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美만 바라보는 세상 지나”…野 놀라게 한 ‘깜짝 제스처’

손성배, 이찬규 2026. 9. 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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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미국만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났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국군 파병과 대미 투자 등 미국의 다각도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 수장인 김 대표가 한·미 관계 변화에 맞춘 국가 전략 전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미국 스스로 관대한 맏형이 아닌 빡빡한 거래 상대를 자처하고,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제안하고, 한국에 자주국방을 권한다”며 “미국의 압도적 패권은 줄었고, 한국의 자주 역량은 늘었다. 한·미 관계 변화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공지능(AI) 혁명, 국제 정세의 변화를 언급하며 “총체적 영점 이동이 필요하다. 핵심은 ‘강국 의식’을 갖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32분 동안 ‘강국’을 10번 외쳤다.

특히 북·미 양국이 전격적 관계 개선을 이루고 북핵 ‘선(先) 동결 후(後) 해결’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면서 “이를 감안한다면, 대한민국이 독자적 안보 역량을 미리 강화해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과 만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이겠냐”고도 반문했다. 다만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뒤 “완전히 무시하기보다는 평화공존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통상 사용되는 약칭인 ‘북·미’ 대신 ‘미·북’이라 호칭했다.

이같은 김 대표 연설 내용에 대해 당내에선 “파병 압박이 강도를 더하는 상황 속에서 마냥 떠밀리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면서도, 우방국인 미국에 예의를 갖춘 발언”(민주당 외교통일위 소속 의원), “자강(自强)이 필요하다는 취지”(당대표실 관계자)란 해석이 나왔다. 이날 연설문은 김 대표가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대일 관계에선 실용에 방점을 찍었다. 김 대표는 “일본에 밀린다는 열등감도, 안 된다는 저항감도 과거보다 작다. 협력할 건 협력하자는 실용적 대일관이 커졌다”며 “미·중 경쟁의 파도에 한·일 협력의 방파제를 쌓자”고 했다.

이날 연설을 위해 단상에 오른 김 대표는 민주당에 앞서 국민의힘 의석을 향해 먼저 허리 숙여 인사했다. 연설이 끝난 뒤에도 야당 측 의석에 먼저 다가가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악수를 청했다. 김 의원은 악수를 나눈 뒤 깜짝 놀랐다는 표정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연설 중에도 국민의힘을 향해 “소박하게 본회의 자리부터 섞어 앉자”며 “(같은) 지도부라고 봐주시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님과 뒤에 같이 앉아도 좋고, 가나다순으로 앉으라면 앞에 앉아도 좋다”고 제안했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대표가 연설하는 동안 실소나 항의 외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에선 박수가 19차례 나왔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 대표는 이날 “시대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18과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라 전제한 김 대표는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을 향해선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고,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동참을 압박했고, 범여권을 향해선 “교섭단체 정수 완화 논의 등 정치 개혁과 함께 추진하겠다”며 손을 내밀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공개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민주주의가 다시는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력을 더욱 적절하게 분산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르몽드는 현재 한국에서 논의되는 개헌안에 계엄 선포 요건 강화와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이 포함돼 있다며 이 대통령의 개헌 구상도 소개했다.

손성배·이찬규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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