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역대급 실적에도 신입은 안 뽑는 이유

박세환 2026. 9. 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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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이어가고 직원 급여도 큰 폭으로 뛰었지만 정작 신입 행원이 들어갈 자리는 줄고 있다. 비대면 금융이 일상화되면서 전통적인 창구 인력의 필요성이 감소한 데다 은행들이 인공지능(AI)·정보기술(IT) 등 전문 인력 확보에 무게를 두면서 채용 시장의 문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공개 채용으로 선발한 신입 행원은 모두 48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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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의 모습. 연합뉴스

은행권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이어가고 직원 급여도 큰 폭으로 뛰었지만 정작 신입 행원이 들어갈 자리는 줄고 있다. 비대면 금융이 일상화되면서 전통적인 창구 인력의 필요성이 감소한 데다 은행들이 인공지능(AI)·정보기술(IT) 등 전문 인력 확보에 무게를 두면서 채용 시장의 문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공개 채용으로 선발한 신입 행원은 모두 485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95명과 비교하면 110명(18.5%)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4대 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총 595명의 신입 행원을 채용했지만 올해는 400명대 후반에서 500명대 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100명 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특수은행인 NH농협은행도 최근 몇 년간 하반기에 채용을 집중해왔다. 2024년 하반기 580명, 지난해 하반기 565명을 선발했고 올해는 이달 4일부터 신입 행원 120명 채용을 목표로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추가 채용 여부와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채용 감소세는 최근 은행권의 호실적과 대비된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11조33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KB금융은 3조8846억원, 신한금융은 3조4427억원, 하나금융은 2조4029억원, 우리금융은 1조609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은행의 안정적인 이자이익에 증시 호황에 따른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증가가 더해지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16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의 모습. 연합뉴스

은행 자체 실적도 대체로 견조했다.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4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KB국민은행은 2조2254억원, 하나은행은 2조1211억원으로 각각 1.7%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1조3730억원으로 11.9% 감소했지만 4대 은행 가운데 세 곳은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늘었다.

호실적은 직원들의 급여에도 반영됐다.

4대 은행이 반기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를 단순 평균하면 7150만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6350만원보다 800만원, 12.6% 늘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75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7100만원, KB국민은행이 690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급여 6300만원과 비교해도 4대 은행 평균이 850만원 많았다.

은행원은 높은 급여와 상대적인 고용 안정성 때문에 여전히 구직자들 사이에서 인기 직종으로 꼽힌다. 은행들이 신입 공채를 앞두고 온·오프라인 채용 설명회를 열 때마다 취업준비생들이 몰리는 이유다.

그럼에도 은행의 실적 개선이 과거처럼 채용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17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시스

가장 큰 이유는 은행 업무 방식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전국 영업점에서 예·적금 가입이나 송금, 출금, 대출 상담 등을 맡을 행원을 대규모로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모바일·인터넷 뱅킹이 보편화하면서 상당수 업무가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왔다.

오프라인 점포를 계속 늘릴 필요성도 줄었다.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많아진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실적이 늘어났다고 직원 수까지 같은 비율로 확대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대신 채용의 무게중심은 AI와 데이터, 플랫폼 개발, 디지털 금융 등 전문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 일반 행원을 대규모로 선발하기보다 특정 직무에서 바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골라 뽑는 방식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ICT 부문에서 인력을 별도로 선발하고 있다. IT와 AI·플랫폼 개발 등으로 직무를 나눠 지원자를 모집하며 서류 전형과 코딩 테스트, 면접 등을 거친다.

하나은행도 AI와 데이터 분석, 디지털 신기술 분야의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경력 정규직군을 신설했다. 최근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금융상품과 제휴 사업을 확대하는 흐름에 맞춰 올해 하반기에는 전역 장교를 대상으로 한 채용 전형도 새로 마련했다.

은행권의 채용 공식이 ‘실적이 늘면 사람도 더 뽑는다’에서 ‘필요한 전문 인력을 골라 뽑는다’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높은 급여와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은행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일반 신입 행원이 들어갈 수 있는 문은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의 AI 전환과 비대면 거래 확대로 금융산업 인력 수요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단순한 규모 중심의 채용을 넘어 미래 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채용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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