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둘, 동기 아냐?" 그래도 수천만원 차이 났다…남성 연봉 1억917만원 벌 때 여성은 7877만원[2026 양성평등지수]

최동현 2026. 9. 7. 0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숫자는 공개되는 순간 힘을 갖는다.

아시아양성평등지수 조사 결과 지난해 100대 기업의 남성 평균연봉은 1억917만원, 여성 평균연봉은 7877만원이었다.

여성 연봉이 남성의 60%에도 미치지 못한 기업은 11곳이었다.

그럼에도 남성 평균연봉 약 2억6107만원에 비해 여성은 약 1억3074만원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⑦여성 연봉·근속 격차 얼마나 날까
100대 기업 남성 1억917만원·여성 7877만원
여성 연봉, 남성의 72%…5년 새 3%P 좁혔지만 격차 여전
풍산 97.1%로 격차 최소…60% 못 넘는 기업 11곳
금융권 근속은 남성의 99.4%인데 연봉은 71%…차액 4487만원
편집자주
숫자는 공개되는 순간 힘을 갖는다. 지난해부터 육아휴직 사용률이 공시되자 남성 사용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던 기업이 1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해 합계출산율이 7년 만에 0.9명대 진입을 바라보는 배경에도 이러한 일터의 변화가 있다. 올해 11년 차를 맞은 '아시아양성평등지수'는 137개 기업 데이터와 현장의 목소리를 분석해 우리 일터의 진전과 한계를 가려냈다. 투명한 데이터가 일터를 바꾸고 일터의 변화가 저출생의 해법이 된다. 아시아양성평등지수가 그 변화를 측정하는 자이자, 재촉하는 동력이 되고자 한다.
기업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연봉을 적게 받고 있다는 현실을 챗GPT가 묘사한 이미지. 챗GPT

같은 회사에서 일해도 여성의 월급봉투는 더 얇다. 아시아양성평등지수 집계 결과 여성 평균연봉이 남성의 90%를 넘는 곳은 100대 기업 중 2곳, 금융권에서는 1곳에 불과했다. 절반 수준에 그친 기업도 양쪽 모두에서 확인됐다.

근속연수와 연봉은 기업 내 성평등 수준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오래 일한 만큼 승진과 직무 경험이 쌓이고 그 결과가 보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 고용이 늘고 근속기간의 성별 차이가 줄어드는 것과 연봉 격차 해소는 별개의 문제였다.

아시아양성평등지수 조사 결과 지난해 100대 기업의 남성 평균연봉은 1억917만원, 여성 평균연봉은 7877만원이었다. 여성은 남성의 72.2% 수준이다. 5년 전과 비교 가능한 잣대인 '기업별 연봉 성비의 평균'으로 보면 71.9%로 2021년 68.8%보다 3.1%포인트 개선됐다.

다만 개선 속도는 빠르지 않다. 같은 조사 대상의 2024년 연봉 비율 평균도 약 71.8%였다. 1년 사이에는 사실상 제자리걸음 한 셈이다. 지난해 아시아양성평등지수에서도 여성 평균연봉이 남성의 약 72%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근속연수의 격차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100대 기업의 남성 대비 여성 근속연수 비율은 평균 77.9%로 2021년(76.8%)과 비교해 1.1%포인트 개선되는 데 그쳤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근무하는 기업은 10곳뿐이었다.

여성 연봉 1위 SK하이닉스…1억5900만원

여성의 절대적인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SK하이닉스로 1억5900만원이었다. 삼성전자가 1억3000만원, 네이버 1억2600만원, SK이노베이션 1억2100만원, 삼성SDS 1억2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가 1억1800만원, 기아 1억1600만원, SK텔레콤은 1억1500만원이었고 HMM도 1억1500만원에 육박했다.

100대 기업 중 여성 평균연봉이 1억원을 넘는 회사는 주요 반도체·IT·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17곳에 달했다. 하지만 여성 연봉 자체가 높다고 해서 성별 보상 격차가 작은 것은 아니었다. 남성 직원의 연봉도 함께 높은 기업에서는 여전히 작지 않은 차이가 존재했다.

남녀 간 격차를 비교하면 순위는 달라졌다. 여성 연봉이 남성에 가장 근접한 기업은 풍산이었다. 남성 대비 여성 평균연봉 비율이 97.1%로 사실상 격차가 거의 없었다. 에스원이 92.6%로 뒤를 이었다.

이 두 회사를 제외하면 90%를 넘긴 기업은 없었다. 현대자동차가 89.4%, KT 89.3%, 셀트리온 88.8%, 삼성바이오로직스 87.6%, 기아는 85.9%였다. 방산·소재기업이 이 지표 1위라는 점도 눈에 띈다. 여성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업종이라고 해서 반드시 연봉 격차까지 클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례다.

여성 연봉 남성 절반 수준인 기업도…GS글로벌 50.4%로 최저

반대편에서는 격차가 2배 가까이 벌어진 기업도 있었다. 여성 연봉이 남성의 60%에도 미치지 못한 기업은 11곳이었다. GS글로벌의 여성 연봉은 남성의 50.4%로 가장 낮았다. 코오롱글로벌은 51.1%, 아시아나항공 53.3%, 두산에너빌리티 54.8%, 롯데웰푸드 55.1%, 롯데칠성음료는 55.8%였다. 이마트는 56.5%, 고려아연 57.6%, 롯데쇼핑·KG스틸·대상도 58% 안팎이었다.

업종별로도 차이가 나타났다. 100대 기업 가운데 정보통신업의 남성 대비 여성 연봉 비율은 평균 77.8%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제조업은 72.8%였다. 반면 건설업은 64.8%, 도·소매업은 62.7%에 머물렀다. 여성 직원 비중이 높은 업종이라고 반드시 임금 격차가 작은 것도 아니었다. 여성 정규직 비율이 66%에 달하는 롯데쇼핑의 여성 연봉은 남성의 57.9% 수준이었다.

5년 동안 보상 격차가 줄어든 기업도 적지 않았다. HMM은 남성 대비 여성 연봉 비율이 5년 사이 약 29.9%포인트 높아졌고 카카오도 25.6%포인트 개선됐다. 대한항공과 LX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등도 두 자릿수 개선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여성 연봉 비율이 낮아진 회사도 36곳에 달했다. 전체 평균은 개선됐지만 기업별로는 보상 격차가 다시 벌어진 사례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뜻이다.

금융권 남녀 근속 같은데 연봉 4487만원 차이

더 뚜렷한 모순은 금융권에서 나타났다. 37개 금융사의 여성 평균연봉은 1억1009만원으로 100대 기업 평균보다 약 3100만원 높았다. 그러나 남성 평균연봉은 1억5496만원이었다. 여성은 남성의 71% 수준으로 오히려 100대 기업보다 격차가 컸다.

금융권에서 여성의 절대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약 1억6130만원이었다. NH투자증권이 약 1억5449만원, 미래에셋증권 1억4508만원, KB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약 1억39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성별 연봉 비율로 보면 신한카드가 92.3%로 금융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미래에셋증권 86.5%, 우리은행 83.6%, iM뱅크 81.8%, 대신증권은 81.5%였다. 여성 연봉이 남성의 90%를 넘는 금융사 역시 신한카드 한 곳뿐이었다.

가장 낮은 메리츠증권의 여성 연봉은 남성의 50.1%에 그쳤다. DB손해보험 52.4%, 키움증권 56.7%, 현대해상 58%, 메리츠화재 58.1%도 격차가 컸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아시아양성평등지수에서 고용 부문 25.25점을 받아 37개 금융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정규직 여성 비율은 51.6%로 절반을 넘었고 최근 5년간 여성 비율도 5.5%포인트 늘었다. 그럼에도 남성 평균연봉 약 2억6107만원에 비해 여성은 약 1억3074만원으로 절반 수준이었다. '여성을 많이 고용하는 것'과 '동등하게 보상하는 것'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존재하는 사례다.

더욱 주목할 점은 근속연수다. 금융권의 남성 대비 여성 근속연수 비율은 기업별 평균 99.4%로 사실상 같았다. 지난해 조사에서도 여성 근속연수는 남성의 97.8% 수준이었다. 그런데 여성 연봉은 지난해 남성의 70.6%, 올해도 약 71%에 머물렀다. 이는 금융권의 성별 임금 격차를 단순히 '여성이 회사에 늦게 들어와서' 또는 '근속기간이 짧아서'라고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자료만으로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다. 직급별 남녀 비율, 영업·관리 등 직무 배치, 성과급 비중, 임원 승진 여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양성평등의 다음 과제가 '얼마나 많이 채용했느냐'를 넘어 '어떤 자리에서 일하고, 어디까지 승진하고, 얼마를 받느냐'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 단위의 이런 격차는 한국 노동시장 전체의 구조와도 맞물려 있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도 컸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6 한국의 성인지 통계' 보고서를 보면 2024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0.1%의 약 3배였다. 한국 여성의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2024년 기준 23.8%로 OECD 평균(16.9%)보다 6.1%포인트 높았다. 국내 성별 임금 격차는 여성의 저임금 일자리 집중과 산업·직업별 임금 차이 등 노동시장 내 구조적 특성과 맞물려 있다는 방증이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성별 임금 격차는 단순한 급여 차이가 아니라 노동시장 안에서 여성과 남성이 어떤 일자리에서 일하고 어떤 기회를 얻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문제”라며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고 지속되는 원인을 보다 면밀히 파악해 실질적인 개선으로 연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동현 기획팀장 nell@asiae.co.kr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