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98억 쏟은 군시설…반도체 클러스터에 ‘공중분해’ 위기

류효림, 양수민 2026. 9. 7.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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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광주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발표했다. 5월 30일 촬영한 전남광주 군공항 부지의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광주 군 공항 부지에 조성하기로 결정하면서, 398억원을 들인 군 시설이 사실상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다는 의혹을 국민의힘이 제기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사청은 2019년부터 ‘TA-50 Block2’의 전력화를 위해 광주 기지 내 시설 공사를 추진해왔다. 총 사업비는 469억으로 지난달 18일 기준 전체 사업비의 85%인 398억원이 집행됐다. TA-50 Block 2는 방공 대응 출격 임무를 수행하는 훈련기로, 전투기 조종사의 전술 입문 훈련에 활용되는 기종이다. 7월 임시 준공을 거쳐 현재 비행대대와 시뮬레이터실(조종사 특수 실습실) 등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임시 준공 직후인 7월 6일 정부가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 공항 일대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방부는 2028년 중순까지 광주 기지의 기능을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 광주 군 공항 기지가 반도체 산업단지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속도전을 강조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실제 국방부는 광주 기지에 있는 광주 제1전투비행단의 기능을 예천·서산·중원(충주) 기지 등으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TA-50 Block2를 운용하며 서남권 영공 방위 업무를 수행하는 제206전투비행대대는 충남 서산기지로 임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광주 군 공항은 2032년 12월까지 전남 무안군 일대로 이전 예정이었는데, 5년 먼저 이전하게 된 것이다.

구자근 의원은 “TA-50 전력화를 위해 들인 398억원이 사실상 공중분해 될 위기”라며 “이 대통령의 숙원 사업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국방 예산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이전을 밀어붙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TA-50 Block 2의 전력화를 위한 시설 공사는 9월 중 준공될 예정”이라며,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선정에 따른 군 시설 이전에 대해선 “방사청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고 했다.

양수민·류효림 기자 ryu.hyo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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