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게 맡긴 글은 명백하게 티가 난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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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이제 우리 삶에 스며들었습니다.
AI를 활용해서 글쓰기를 시켜보면, 의외로 그 패턴은 단순합니다.
위키피디아에선 아예 'AI 글쓰기의 징후'(Signs of AI writing)라는 문서가 만들어졌습니다.
글쓴이가 큰 고민 없이 AI 도움을 받아 쓴 글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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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이제 우리 삶에 스며들었습니다. 모두가 AI를 사용하는 지금, 중요한 건 '무엇을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이 탐구 생활을 통해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나누고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기자말>
[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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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 |
| ⓒ 오마이뉴스 |
AI를 활용해서 글쓰기를 시켜보면, 의외로 그 패턴은 단순합니다. 한 문단에 명언과 같은 짧은 문장을 반복하거나, 비유적 표현이 실제 내용에 비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의 유형입니다. 띄어쓰기가 언어 전문가가 교열한 것처럼 칼같이 돼 있을 때도, AI 사용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글을 읽는 당신이 어딘지 모르게 의심된다는 직감이 든다면 아마 그 직감이 맞을 겁니다. (이와 관련해선 AI 워터마크 이슈가 있는데 나중에 따로 다뤄보겠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선 아예 'AI 글쓰기의 징후'(Signs of AI writing)라는 문서가 만들어졌습니다. 줄표를 쉼표 자리에 남발하는 것, 무엇이든 셋으로 묶어 나열하는 것, 문단마다 마지막 줄에 교훈을 얹는 것, "이것은 단순한 X가 아니라 Y다"라는 부정 대구 등이 AI 생성 문장의 특징이라고 적시돼 있습니다.
제미나이와 클로드 등 우리가 쓰는 LLM(Large Language Model)은 확률을 계산해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가령 "아침에 일어나서 시원한 OOO"이란 문장이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AI는 그간 학습한 수많은 텍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음에 올 단어의 확률을 계산합니다. '커피를'이란 단어의 확률은 18%, '물을'이란 단어는 60% 이런 식으로 말이죠. AI는 이 중 가장 확률이 높은 단어를 선택해 출력하거나, 확률이 엇비슷할 경우 무작위 방식으로 채택하기도 합니다. '이 단어 조합 뒤에 올 가장 최적의 단어'를 선택해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AI가 택하는 방식입니다. 사람 하나하나에 대해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지를 고민하는 인간의 사고방식과는 분명 다릅니다.
글쓴이가 큰 고민 없이 AI 도움을 받아 쓴 글은 쉽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쓴이의 소유감도 확연히 떨어집니다. MIT 미디어랩 연구진이 2025년 발표한 실험이 하나 있습니다. 54명에게 뇌파 측정 장치를 씌우고 에세이를 쓰게 했는데, 챗GPT를 쓴 집단은 뇌 연결성이 가장 낮았고, 글에 대한 소유감도 가장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쓴이 본인조차 소유감을 느낄 수 없는 AI 글이, 다른 이에게 기억되고 감동을 줄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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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심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단어를 확률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
| ⓒ hannaholinger on Unsplash |
하지만 사람을 향한 글쓰기는 AI가 능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글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득하는 유형, 이를테면 산문이거나 수필, 사람과의 소통에 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부고를 받은 친구에게 보내는 문자,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칼럼, 진심을 느낄 수 있는 한 문장의 짧은 메시지 등등. 이런 유형의 글이 힘을 얻을 수 있는 요소는 문장의 완성도가 아닙니다. 쓴 사람이 누구인지, 그가 상대를 얼마나 아는지, 이 글에 얼마나 시간을 들였는지, 글쓴이가 세상과는 얼마나 소통하고 세상의 변화를 예민하게 잘 읽어내는지 등이 글의 품질을 좌우할 것입니다.
진심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단어를 확률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통찰을 바탕으로, 상대방에게 닿을 단 하나의 문장을 위해 고뇌합니다. 그런 문장이야말로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고, 감동이 되고, 상처를 딛고 일어설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AI가 쓴 문장에서 이런 힘을 기대하긴 지금도 어렵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진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은 오직 사람이 머리를 쥐어싸매고 꾹꾹 눌러 쓰는 흔적을 갖춰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습니다. 그런 문장은 읽는 사람도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AI 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그 직관으로 말이죠. 이는 장편 소설과 같은 거창한 글쓰기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심한 친구를 위로하거나 부모님에게 전하는 안부 문자도 그런 글쓰기에 포함됩니다. AI가 사람의 여러 영역을 대체하는 시대이고, 그것이 효율적이라고 믿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통째로 AI에게 맡기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문자를 보내려는 그 사람이 선호할 만한 단어, 문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AI가 아닌 바로 당신입니다. 때로는 서투른 문장도 괜찮습니다. 그 서투른 문장을 위해 당신이 얼마나 고뇌하고 애를 썼을지, 당신의 메시지를 받는 사람은 눈치챌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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