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 석유 100년 채굴권 확보…휘발유 값은 요지부동[시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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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원유 개발권을 확보했지만 미국 휘발유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장기간의 경제난과 미국의 제재, 투자 부족으로 정유시설과 석유 관련 인프라가 크게 노후화됐다.
결국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려면 유전 개발뿐 아니라 정유공장과 송유관, 항만 등 관련 시설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원유가 미국의 장기적인 에너지 안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장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을 떨어뜨리는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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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코앞인데…민심 악화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원유 개발권을 확보했지만 미국 휘발유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원유 자체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원유를 휘발유와 경유 등으로 만드는 정유시설 부족이 더 큰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정유제품 부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베네수 650억배럴 원유 확보 자찬…떨어지지 않는 美 휘발유 가격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장기간 대규모 원유를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확보 대상 원유 규모는 약 650억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원유를 확보한 만큼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실제 상황은 정반대다.
최근 미국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도 고유가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유권자들이 주유소 가격을 생활물가의 대표적인 지표로 받아들이는 만큼 휘발유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표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원유 공급보다 정제능력 부족이다. 원유를 아무리 많이 확보하더라도 이를 휘발유나 경유, 항공유 등으로 가공할 수 있는 정유시설이 충분하지 않으면 실제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석유제품 물량을 빠르게 늘리기 어렵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중동 지역의 원유와 정제유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세계 정제유 공급망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잇따라 공격하면서 러시아의 정제유 생산능력이 크게 줄어든 것도 국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러 정제유 금수조치에 美로 수요 쏠려…휘발유값 급등
러시아의 정제유 수출이 줄어들자 기존에 러시아산 석유제품을 이용하던 국가들도 다른 공급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의 정제유 수요가 미국 시장으로 몰리면서 미국 정유시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유사들은 기존 시설의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예비 설비까지 가동하고 있지만 급증한 국내외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높은 정제마진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지만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베네수엘라 역시 당장 미국의 휘발유 공급난을 해결해주기는 어렵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장기간의 경제난과 미국의 제재, 투자 부족으로 정유시설과 석유 관련 인프라가 크게 노후화됐다.
서류상으로는 상당한 규모의 정제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가동 가능한 시설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네수엘라가 산유국임에도 그동안 일부 휘발유와 정제유를 해외에서 수입해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려면 유전 개발뿐 아니라 정유공장과 송유관, 항만 등 관련 시설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신규 정유시설을 건설하고 생산능력을 정상화하는 데는 적어도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 이번 석유 협정이 단기간에 미국 휘발유 가격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정유사들을 상대로 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을 요구하는 한편 해외 정제유를 보다 쉽게 들여오기 위한 규제 완화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정제유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해외 수입을 늘리는 것만으로 가격을 크게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중동전쟁 끝나야 안정될 듯결국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본격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중동 지역의 공급망이 정상화되거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감소한 정제유 생산이 회복되는 등 국제적인 공급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은 대규모 정유시설과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어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대응 여력이 있는 편이지만 국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국내 유가와 물류비,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현재의 고유가 문제는 원유를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보다 확보한 원유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정제해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원유가 미국의 장기적인 에너지 안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당장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을 떨어뜨리는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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