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카톡으로 집과 대화”…IFA서 밝힌 AI 전략은 [IFA 2026]
" 무조건 빠르게 인공지능(AI) 파도에 올라타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LG전자가 가진 가전과 공간에서 고객이 실제 어떤 가치를 느끼는지가 중요합니다. "
노범준 LG전자 AI홈솔루션사업개발담당(상무)은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6’ 테크브리핑에서 LG전자의 인공지능(AI) 홈 전략을 이같이 설명했다. 새로운 AI 기술을 앞다퉈 가전에 적용하기보다는, 집과 사용자의 생활 맥락을 이해해 실제 편의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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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까지 넓힌 AI홈…카톡으로 ‘집과 대화’
LG전자는 AI·스마트홈 브랜드 ‘씽큐(ThinQ)’를 앞세워 가전·공간을 연결하는 ‘AI홈’ 전략을 이어왔다. 목표는 가전을 각각 똑똑하게 만드는 데서 나아가, 여러 기기·서비스가 사용자의 상황을 파악하도록 해 사람이 직접 조작해야 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다. 이번 IFA에서 중국의 하이센스·하이얼·TCL 등도 연결형 AI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연결 생태계’를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전자 AI홈의 중심은 ‘씽큐온(ThinQ ON)’이다.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한 씽큐온은 생성 AI를 탑재한 AI홈 허브로, 집 안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해 사용자의 말을 이해하고 여러 기기를 함께 제어한다.
이번 IFA에서 공개된 ‘씽큐 클로(ThinQ Claw)’는 오픈클로(OpenClaw) 개념에서 착안해 LG AI홈에 맞게 개발한 실행형 AI 에이전트다. 씽큐온과 연동해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제안·실행한다. 가장 큰 특징은 카카오톡·텔레그램처럼 평소 쓰는 메신저로 집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카톡으로 오후 4시쯤 씽큐 클로에게 마트 전단지 사진을 보내면, 전송 시간 등을 토대로 의도를 추정해 저녁 장보기 목록을 짜주거나 메뉴를 추천해주고 오븐 조리 코스까지 연결할 수도 있다. 자녀의 방학 일정을 확인해 낮 시간 냉방이나 청소를 제안하는 식의 상황 맞춤형 집안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연내 공식 출시가 목표다. 노 담당은 “집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별도 앱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상에서 많이 쓰고 시간을 보내는 플랫폼을 활용해 확장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AI홈이 더 많은 일을 하려면 먼저 다양한 가전, 기기 등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 씽큐온에는 LG전자가 2024년 인수한 네덜란드 스마트홈 플랫폼 업체 앳홈(Athom)의 기술이 적용됐다. 앳홈의 플랫폼 ‘호미(Homey)’는 5만여 종의 가전·IoT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노 담당은 타사 가전과의 연동 범위를 계속 넓히겠다고 설명했다.

‘AI 집사’라도 주인이 허락해야...수익화는 실험 중
AI가 어디까지 알아서 움직일지는 사용자가 정한다. 기본적으로는 AI가 행동을 제안한 뒤 승인을 받아 실행하지만 “다음부터는 묻지 말고 실행해줘”라고 하면 해당 대화와 선호도를 기억해 같은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노 담당은 “처음부터 완벽한 개인화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용 데이터를 쌓아 필요한 제안과 불필요한 제안을 가려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개인정보보호가 과제가 된다. 씽큐 클로가 일정·선호도·생활 패턴을 파악하려면 그만큼 많은 정보를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노 담당은 “개인정보 활용은 사전 동의가 전제”라며 “‘LG 실드’를 통해 칩·하드웨어 단계부터 보안을 적용하고 데이터는 익명화해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익모델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LG전자는 기존 가전 구독과 결합한 패키지나 별도 구독, 커머스 업체와의 제휴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제품과 서비스를 합친 LG전자 구독 사업 매출은 64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 늘었다. 노 담당은 “어떤 부분에서 실제 고객에게 임팩트가 있고 자주 사용하는지를 본 뒤 구독이나 패키지 등 다양한 형태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클로이드’와 씽큐 클로를 당장 직접 연동할 계획은 없다. 다만 노 담당은 씽큐온과 씽큐 클로를 통해 축적한 사용자의 생활 패턴, 공간·행동 데이터 등은 향후 로봇 등 다른 제품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담당은 “(AI홈과 로봇을)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보고 있진 않다”며 “여기서 쌓은 노하우가 다양한 제품에 녹아들 수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김인경 기자 kim.ink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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