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미녀는 오지 않는다” 日 전직 공안이 밝힌 ‘미인계에 걸리는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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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첩보 현장에서 남성 표적을 노리는 허니트랩(이성을 이용한 정보 공작)에는 '절세미녀'를 동원하지 않는다고 전직 일본 공안수사관이 전했다.
외모가 눈에 띄는 여성을 무조건 접근시키는 게 아니라 먼저 상대의 돈·술·이성 취향과 인정욕구 등을 파악한 뒤 그가 가장 쉽게 경계를 풀 상대와 상황을 고른다고 한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돈을 주는 것도, 누구에게나 같은 이성을 붙이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 사람을 관찰해 '이 사람은 무엇에 흔들리는가'를 파악한 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고른다"고 말했다.
"너희가 그렇게 인기 있을 리 없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이 허니트랩에 취약하다고 꼽은 첫 번째 유형은 자신이 이성에게 인기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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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관계 가능하다 느끼는 이성 접근
中, 표적 취향 맞춰 접근 인물 고를 수도
“한때 인기 좀 있던 사람이 오히려 위험”
친절·비밀주의·경제적 여유도 취약 요인

실제 첩보 현장에서 남성 표적을 노리는 허니트랩(이성을 이용한 정보 공작)에는 ‘절세미녀’를 동원하지 않는다고 전직 일본 공안수사관이 전했다.
외모가 눈에 띄는 여성을 무조건 접근시키는 게 아니라 먼저 상대의 돈·술·이성 취향과 인정욕구 등을 파악한 뒤 그가 가장 쉽게 경계를 풀 상대와 상황을 고른다고 한다. 젊은 시절 이성에게 어느 정도 인기가 있었거나 지금도 자신이 매력 있다고 믿는 사람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경시청 공안부 외사과 수사관 가쓰마루 엔가쿠는 최근 출간한 저서 ‘일본을 조용히 잠식하는 스파이의 수법’에서 허니트랩을 비롯해 공안 현장에서 접한 외국 정보기관의 포섭 수법을 소개했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중국 등 외국 정보기관의 대일 정보 공작을 경계해 왔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책에서 부동산·기업·학술교류·연애·소셜미디어 등 일상에 파고드는 여러 형태의 정보 공작을 다뤘다. 프레지던트 온라인은 이 가운데 허니트랩 관련 내용을 발췌해 소개했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돈을 주는 것도, 누구에게나 같은 이성을 붙이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 사람을 관찰해 ‘이 사람은 무엇에 흔들리는가’를 파악한 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고른다”고 말했다.
이런 접근 방식 자체는 스파이만의 기술이 아니다. 공안경찰이 정보 제공자를 확보하거나 민간기업이 다른 회사 인재를 영입할 때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먼저 파악한다. “결국 하는 일의 골격은 스파이나 민간기업이나 같다”고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덧붙였다.
차이가 있다면 스파이는 국가 차원의 정보수집이나 공작활동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허니트랩은 이를 위한 여러 포섭 방식 중 하나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허니트랩은 확실히 지금도 유효한 수단 중 하나지만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항상 주류인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모든 상대에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접근법은 아니라는 얘기다.
중국은 일본 등을 상대로 이런 ‘맞춤형 접근’을 할 수 있는 인적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현재 일본에 거주하거나 과거 일본에서 생활했던 중국인에 관해 방대한 정보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가운데 일본어에 능통하고 일본인의 취향이나 대화 방식을 잘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한다.

특정 인물을 표적으로 삼았다면 그의 취향에 맞는 사람을 골라 허니트랩에 활용하는 게 가능하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누구에게나 같은 여성을 붙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취향에 맞춰 최적화한다”고 했다.
실제 허니트랩에는 ‘절세미녀’가 오히려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미녀가 다가오면 상대가 경계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는 예를 들어 전 프로테니스 선수 마리야 샤라포바처럼 현실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미녀가 갑자기 접근한다면 ‘이건 뭔가 있다’고 의심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바가지 사기나 미인계를 먼저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활동 국가와 표적에 따라 허니트랩 방식은 달라진다. 러시아인의 경우 일본에서 눈에 띄기 쉬워 허니트랩을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활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유럽에서는 이런 수법이 용이하다. 중국이나 북한처럼 일본에서 비교적 자연스럽게 섞여들기 쉬운 경우와는 접근 환경이 다르다는 얘기다.
허니트랩이 처음부터 이성의 노골적인 접근으로 시작하는 것만은 아니다. 공식 행사나 인적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고리를 만든 뒤 사적인 만남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특정 국가 대사관 관계자가 참석하는 리셉션 등에서 명함을 건넨 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 연락해오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했다. 이후 식사 제안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처음에는 식당에서 평범하게 술을 마셨다. 여성은 유난히 빠른 속도로 술을 마셨고 귀가할 무렵에는 비틀거리기 시작했고 한다. 이어 “이대로는 돌아갈 수 없다” “속이 안 좋다”고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친절한 사람일수록 위험할 수 있다고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지적했다. 그는 “친절한 사람일수록 ‘괜찮으세요?’라며 비즈니스호텔이나 상대 집까지 데려다준다”며 “그 시점부터 이미 위험하다”고 말했다.
함께 있게 되면 성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둘만 있는 모습을 누군가가 몰래 촬영한 뒤 협박 카드로 사용할 수 있고, 샤워 등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상대가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들여다볼 수 있다.
이런 수법은 고전적이지만 지금도 사용된다는 게 가쓰마루 전 수사관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보안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도 비슷한 상담을 한 해 한두 차례 받는다고 한다. 그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잠재적으로는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사람은 이성이 먼저 접근했을 때 ‘역시 나는 지금도 인기가 있구나’라고 받아들이기 쉽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 자신은 오히려 잘 걸리지 않는 유형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그렇게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자각이 있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접근하면 일단 의심한다”며 “먼저 ‘뭔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공안부 내부 교육에서도 교관들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당시 교관은 “너희가 그렇게 인기 있을 리 없다. 상대가 먼저 다가오면 일단 스파이를 의심해라”라고 강조했다. 의심하고 또 의심한 뒤 스파이와 관련된 요소가 없다고 판단됐을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그는 이런 태도가 허니트랩뿐 아니라 포섭 분야 전반에서 중요하다고 봤다. 스파이에게 포섭되기 쉬운 사람은 ‘자신에게 유리한 일’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에게 기분 좋은 현실을 그대로 믿어버리는 사람은 포섭에 취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주변에 자신의 일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경고를 들을 기회가 생긴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최근 백인 미녀와 알게 됐는데”라는 식으로 주변에 말했을 때 누군가 “그거 위험한 것 아니냐”고 경고하면 정신을 차릴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고립된 사람, 비밀주의적인 사람, 상담하지 않는 사람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세 번째 취약한 유형은 자존심이 강하고 인정욕구가 큰 사람이다. “당신은 대단하다.” “이렇게 멋진 사람은 처음 만났다.” “당신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그들은 이런 말에 경계심이 느슨해질 수 있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평소 충족되지 않은 인정욕구나 자존심을 적절히 치켜세우면 사람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내가 인정받았다’고 생각해 냉정함을 잃기 쉽다고 한다.
이들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만 위험한 것은 아니다. 누구든 허니트랩에 걸릴 가능성이 있고,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경계를 풀기 쉬운 성향이 있다고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덧붙였다.
그는 “인기 있는 사람도, 인기 없는 사람도 상관없다. 상대가 먼저 다가오면 일단 의심하라”고 했다.
예방법에 대해서는 “우선 둘이서만 만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그리고 이런 수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나는 표적이 될 리 없다’고 단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가쓰마루 전 수사관은 1990년대 중반 경시청에 들어가 2000년대 초부터 공안·외사 분야에서 근무했다. 퇴직 후에는 보안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TBS 드라마 ‘VIVANT’에서 공안 분야 감수를 맡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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