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선 기자의 교회건축 기행] <43> 새문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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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는 한국교회의 '어머니 교회'로 불린다.
그는 "새문안교회가 먼저 자기 교회를 안정시키는 데 머물지 않고 한국 선교를 위해 교회를 세워나간 것이 어머니 교회로 불리는 중요한 이유"라며 "그 선교 정신이 1층과 13층을 시민에게 여는 새 예배당에도 구현됐다"고 말했다.
건축을 시작할 당시의 담임 이수영 목사는 설계자에게 어머니 교회라는 역사성, 천국을 향해 가는 '구원의 문' 상징, 빛을 통해 그리스도를 느낄 수 있는 장치, 속죄와 세례를 상징하는 수공간, 시민을 위한 광장과 개방된 1·2층 공간을 요구했다.
곽 위원장은 "새문안교회가 도심 속 닫힌 종교시설이 아니라 시민과 만나는 공공적인 장소가 되는 것이 처음부터 중요한 건축 목표였다"며 "건물이 안으로 물러나며 생긴 광장처럼 자신을 비운 자리에 시민과 한국교회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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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는 한국교회의 ‘어머니 교회’로 불린다. 1887년 9월 27일 서울 정동의 언더우드 선교사 자택에서 세례교인 14명이 2명의 장로를 선출하며 출발한 한국 최초의 개신교 조직교회다. 초대 담임 언더우드는 전국을 순회하며 복음을 전했고, 서울과 인근 지역에 새문안교회를 비롯한 23개 교회를 개척했다. 새문안교회도 승동·연동·서교동교회 등을 낳으며 초기 선교의 중심 역할을 했다. 단지 먼저 세워진 교회가 아니라 다른 교회를 낳고 길렀다는 점에서 어머니 교회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 정신은 여섯 번째 새 예배당에도 흐른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한복판에 세워진 교회는 담을 높이는 대신 시민을 향해 품을 벌렸다. 역사성과 종교적 상징, 도시를 향한 공공성을 건축으로 풀어낸 새문안교회는 2019년 국제 건축상인 건축마스터상(AMP) 건축설계 부문 문화건축 수상작에 선정됐다. 당시 수상작 가운데 교회 건축은 새문안교회가 유일했다.
교회는 새문안로 변에서 건물을 30m 이상 뒤로 물렸다. 값비싼 도심 땅을 건물로 채우는 대신 광장을 만들어 시민에게 내어준 것이다. 담장 없이 열린 마당과 2층으로 이어지는 아치형 외부 계단은 지친 배가 잠시 머무는 포구를 연상시킨다. 밝은 베이지색 외벽은 비교적 저렴하고 실용적인 화강석인 사비석으로 마감했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의 원칙을 따른 것이라고 한다.

전면 석벽에 물결처럼 뚫린 작은 창 39개는 구약성경 39권을 상징한다. 입구 캐노피 천장의 조명 27개는 신약성경 27권을 뜻한다. 해가 지면 구약과 신약 66권이 빛으로 이어져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드러낸다. 왼쪽의 숫자 ‘1’을 닮은 종탑에는 한국의 첫 교회와 한 분 하나님이라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이날 만난 담임 이상학 목사는 어머니 교회의 의미를 개방에서 찾았다. 그는 “새문안교회가 먼저 자기 교회를 안정시키는 데 머물지 않고 한국 선교를 위해 교회를 세워나간 것이 어머니 교회로 불리는 중요한 이유”라며 “그 선교 정신이 1층과 13층을 시민에게 여는 새 예배당에도 구현됐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신앙이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는 교회를 꿈꾼다고 했다. 그는 “예수님은 ‘나를 만나려면 심호흡을 하고 와야 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셨을 것”이라며 “그래서 교회는누구든 스스럼없이 아픔과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근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했다. 교회는 1층 새문안홀을 청년들의 결혼식장으로 내주고 있다. 또 다양한 모임과 예배, 포럼 장소로도 개방하고 있다. 이 목사는 더 나아가 새문안교회가 한국교회의 공간적 허브로 쓰임받길 바란다고 했다.

2250석 규모의 본당은 나무색을 중심으로 단순하고 묵직하게 구성됐다. 천장의 조각 패널 12개는 열두 제자를, 동쪽 벽의 창 7개는 창조의 7일과 일곱 촛대를 상징한다. 중앙의 나무 십자가는 다섯 번째 예배당의 형태를 그대로 이었다. 빛이 비치면 두 손을 들고 기도하는 듯한 그림자가 생긴다.

강대상 양쪽의 넓은 판은 펼쳐진 성경이나 십계명의 두 돌판을 떠올리게 한다. 그 안에는 대형 스피커가 숨겨져 있다. 별도의 대형 화면도 드러내지 않고 필요할 때 벽면에 영상을 투사한다. 음향과 영상 장비가 예배자의 시선을 빼앗지 않게 하려는 의도다. 캐나다 카사방사가 제작한 파이프오르간은 4개의 손건반과 4340개의 파이프로 이뤄졌다. 오르간 상부의 곡선도 아기를 품은 어머니의 모습을 닮았다.
1층에는 건축가 이구가 설계했던 다섯 번째 예배당을 축소해 재현한 새문안홀이 있다. 붉은 벽돌과 십자가창, 스테인드글라스를 되살렸고 바닥에는 옛 예배당이 서 있던 자리를 표시했다. 2층 벽에는 세 번째부터 다섯 번째 예배당에서 사용했던 세 종류의 벽돌을 나란히 전시했다. 새 예배당이 이전 건물의 기억을 지우지 않고 품은 셈이다. 옆 역사관에서는 새문안교회의 역사와 한국 개신교 초기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설계공모에는 일곱 팀이 참여했고 이은석 교수와 최동규 서인건축 대표가 함께 낸 안이 채택됐다.
당초 교회 앞마당 구원의 문 앞에는 얕은 수공간이 계획돼 있었다. 예배당에 들어가기 전 몸과 마음을 씻고 속죄와 세례를 떠올리게 하려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광화문 일대의 경사로 인한 단차와 지하주차장 램프·섬프 구조, 겨울철 결빙과 누수 등 유지관리 문제가 겹쳐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곽 위원장은 “수공간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며 “적절한 아이디어를 찾아 구현하는 일이 아직 숙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완의 공간은 남았지만 시민에게 열린 교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은 현실이 됐다. 이수영 목사가 건축에 심은 개방 구상은 이상학 목사의 도시선교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1·2층의 역사관과 갤러리, 휴식 공간에는 시민이 드나들고, 점심시간이면 광화문 직장인들이 예배를 드린다. 지하 2층의 800석 청년예배실과 13층 언더우드선교홀도 예배와 모임, 교류의 장으로 사용된다.
곽 위원장은 “새문안교회가 도심 속 닫힌 종교시설이 아니라 시민과 만나는 공공적인 장소가 되는 것이 처음부터 중요한 건축 목표였다”며 “건물이 안으로 물러나며 생긴 광장처럼 자신을 비운 자리에 시민과 한국교회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전병선 선임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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