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역 참사 4년 지났는데…‘입환 무선제어’ 10곳 구축한다더니 3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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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입환작업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 무선제어 시스템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의왕역에서 입환 작업을 하던 철도노동자가 숨지면서 현장의 안전체계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보다 근본적인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어 "기술 개발이 더 필요한 현장은 센싱 기술로 위험을 알리는 등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갖춰 작업자가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무선제어 입환시스템 구축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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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개조 승인·주파수 허가 지연…의왕역은 도입 대상 제외
안전예산 35% 늘었지만 작년 산재 166명…최근 5년 중 최다
“현장 작업 방식 바꿔야”…반복 사고 막을 구조적 대책 필요

4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입환 무선제어 시스템은 현재 제천조차장역 상선과 괴동역·영주역 등 3곳에서만 운용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까지 전국 8개 역의 입환작업장 10곳에 도입을 마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7곳의 완료 시점은 짧게는 11개월, 길게는 1년 7개월 미뤄진 상태다.
시스템 도입이 늦어지는 사이 철도 현장에서 직원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7시20분쯤 의왕역 구내에서 코레일 소속 50대 직원이 입환 작업을 하던 중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입환은 열차 편성을 위해 차량을 연결·해체하거나 이동시키는 작업이다. 무선제어 시스템은 화차 주변의 작업자가 기관사에게 무전으로 이동을 지시하는 대신 기관차를 직접 원격 조종하는 방식이다. 기관사와 현장 작업자가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려는 취지다.
코레일은 2020년 10월 입환기관차를 운용하는 주요 화물취급역을 대상으로 무선제어 입환시스템 도입계획을 처음 수립했다. 이후 2022년 오봉역에서 입환 작업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입환 작업 자동화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그러나 도입 대상인 오봉역은 현재까지도 구축을 마치지 못했다.
코레일 측은 장비 구매 차질과 인증 절차 지연을 이유로 들었다. 기기 구매 유찰과 계약 해지 등이 발생했고, 차량 개조 승인은 당초 구축 완료 목표였던 지난해 12월에야 이뤄졌다. 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무선 주파수 허가는 이보다 6개월 뒤인 올해 6월 승인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현장 적용에 필요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인증 과정에서 시일이 많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망사고가 발생한 의왕역은 도입 대상에서 포함됐다가 중도 탈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의왕역은 입환기 운용 주요 화물취급역 대상역이었으나, 2023년 3월 무선제어 입환시스템 도입 변경 계획 수립 과정에서 제외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무선제어 입환 기술은 역 구내 전용기관차를 원격 제어하는 방식이지만 의왕역 입환기관차는 입환 작업뿐만 아니라 수원·오봉 구간을 매일 운행하는 대형기관차”라며 “무선제어시스템을 설치할 공간이 부족해 현장 적용이 불가했다”고 말했다.
안전설비 확충이 늦어지는 사이 철도 현장의 인명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실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철도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코레일 직원은 모두 17명이다. 사망 사고의 경우 주로 열차나 작업 장비가 움직이는 현장에서 주로 발생했다.
안전 예산 확대도 재해 감소로 이어지지 못했다. 코레일의 안전예산 편성액은 2021년 3조630억원에서 지난해 4조1213억원으로 약 35% 확대됐다. 실제 집행액도 2조7340억원에서 3조7099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산재 승인 근로자는 160명에서 166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안전관리의 한계는 경영평가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코레일은 2024~2025년 안전·재난관리 비계량 경영평가에서 9개 등급 중 최하위권인 E+등급에 머물렀다.
국토부는 의왕역 사고를 계기로 기존 철도 종사자 사망사고 예방 대책과 현장 작업체계를 재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입환작업 자동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현시점에서 적용할 수 있는 안전조치를 강화해 철도 현장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재홍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하이퍼튜브연구단장은 “최종 점검만 사람이 맡는 유럽과 달리 국내 열차는 연결기 구조상 분리·결합 과정에도 작업자가 직접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연결기를 교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현 시점에서는 안전확인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개발이 더 필요한 현장은 센싱 기술로 위험을 알리는 등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갖춰 작업자가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무선제어 입환시스템 구축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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