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韓 LFP 양산 판도…추격 속도 내는 삼성SDI·SK온 [배터리레이다]

고성현 기자 2026. 9. 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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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국내 배터리 3사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과 북미를 중심으로 ESS용 LFP 양산에 먼저 나선 가운데 삼성SDI와 SK온도 각각 미국과 국내 생산거점을 활용한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다. 후발주자들의 생산 시점이 잇따라 가시화되면서 북미 LFP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국내 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미국 ESS 업체인 네오볼타 파워와 ESS용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SK온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총 9GWh 규모 LFP 파우치 배터리 셀을 네오볼타 파워에 공급한다.

이와 함께 연내 별도 계약으로 네오볼타 파워에 9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셀을 추가로 제공하고 이를 활용해 생산한 팩 제품을 다시 공급받는 사급 방식 협력도 추진한다. SK온이 배터리 셀을 공급하면 네오볼타 파워가 이를 패키징해 SK온에 전달하고, 해당 제품을 다시 네오볼타 파워 자회사인 네오볼타에 제공하는 구조다. 해당 계약이 계획대로 체결되면 양사 간 협력 규모는 총 18GWh로 늘어난다.

SK온은 전기차 시장 둔화 이래 배터리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북미 ESS 시장 진입을 공략해 왔다. 이에 따라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 셀 공급 계약 및 향후 진행할 6.2GWh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계약으로 SK온은 연 20GWh 규모 ESS 셀 공급이라는 목표에 한결 가까워졌다.

삼성SDI도 ESS용 LFP 배터리 공급 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내 LFP 배터리 셀 양산라인 2기를 구축 중이다. 이와 함께 최근 제너럴모터스(GM)로 지분을 양도받기로 한 '시너지셀즈' 공장 내 ESS라인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미국 ESS 시장에서 수주를 잇달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에너지 인프라 업체와 2조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테슬라로 추정되는 비공개 고객사와 LFP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맺었다. 3월에는 또 다른 미국 에너지 기업과 1조5000억원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계약을 추가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ESS 업체와의 LFP 배터리 셀 공급계약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 공급망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엘앤에프와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물량은 내년부터 미국 SPE에서 생산되는 ESS용 LFP 배터리에 투입될 예정이다.

당초 북미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제적으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체계를 구축하면서 기반을 확대해 왔다.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내 라인을 전환해 ESS용 LFP 파우치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편, 혼다 합작법인과 캐나다 '넥스트스타에너지' 등 라인을 개조하면서 생산능력을 충원하면서다. 최근에는 미시간주 랜싱 공장 유휴 부지 내 각형 LFP 배터리 셀 생산라인 투자에도 돌입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추세다.

여기에 삼성SDI와 SK온이 합류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LFP 생산체계도 빠르게 갖춰지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제적으로 양산 경험을 쌓은 가운데, 삼성SDI와 SK온도 잇따라 수주를 확보하고 생산라인 구축에 나서면서 후발주자들의 추격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 반등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SS용 LFP 수주와 생산 확대가 새로운 실적 개선축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부진한 전기차 배터리 실적을 상쇄할 수 있는 덕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차량의 트렌드 확대에 따라 전기차와 ESS를 축으로 한 동반 성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침체된 흐름이 이어졌던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들이 북미 ESS 시장 확대를 계기로 성장 기회를 다시금 잡은 모습"이라며 "유럽 내 확대되는 전기차 판매량에 이어 자율주행 트렌드가 안정화될 경우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등 생산이 늘면서 균형을 되찾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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