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처럼 귀하던 설탕… ‘저당’ 열풍을 넘어 단맛과의 이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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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부터 빵, 과자, 음료, 소스까지 설탕은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 있다.
미국 '설탕 협회(Sugar Association)'에 따르면 사탕수수는 기원전 8000년경 뉴기니 일대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설탕이 더 많은 사람의 식탁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생산 규모가 커지면서부터다.
설탕을 대체감미료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식품과 음료의 당도 자체를 낮추거나 단맛에 익숙한 식습관을 바꾸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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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어 먹던 사탕수수에서 하얀 설탕까지
설탕의 역사는 사탕수수에서 시작됐다. 미국 ‘설탕 협회(Sugar Association)’에 따르면 사탕수수는 기원전 8000년경 뉴기니 일대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하얀 설탕을 만들어 먹은 것이 아니라 단맛이 나는 사탕수수 줄기를 씹어 그 즙을 먹었다. 시간이 흘러 사탕수수 재배는 동남아시아를 거쳐 인도까지 퍼졌고, 4~5세기 무렵 인도에서 큰 변화가 나타났다. 사탕수수즙을 끓인 뒤 결정으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액체 형태인 즙보다 저장과 운반이 쉬워지면서 이후 페르시아, 중국, 지중해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영국박물관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12세기 무렵 설탕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초기에는 향신료나 약처럼 취급됐다. 중동, 이집트 등 먼 지역에서 들여와야 했던 데다 생산에도 많은 과정이 필요해 가격이 비쌌다. 값비싼 설탕은 부유층의 연회에서 조형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 등 부와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사치품에서 일상식으로
설탕이 더 많은 사람의 식탁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생산 규모가 커지면서부터다. 15세기 이후 유럽 국가들은 대서양의 섬, 카리브해, 남아메리카 등에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을 확대했다. 따뜻한 기후에서 대규모 재배가 가능했고 설탕을 유럽으로 대량 운송하면서 공급량도 크게 늘었다. 대량생산의 이면에는 노예 노동이 있었다. 스미스소니언 미국사 박물관은 ‘카리브해와 아메리카 대륙의 설탕 플랜테이션이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려온 노예들의 노동에 크게 의존했다’고 설명한다. 18세기에는 영국과 프랑스령 카리브해 지역이 세계 설탕 생산의 중심지가 됐다.
공급이 늘면서 설탕 가격은 점차 내려갔다. 처음에는 부유층이 차, 커피, 초콜릿에 넣어 먹었다. 이후 중산층과 노동 계층도 접하게 됐고, 케이크, 잼, 사탕 등 다양한 음식에 쓰였다. 19세기에는 사탕수수뿐 아니라 사탕무에서도 설탕을 대량 생산하면서 공급원이 더 넓어졌다.
◇이제는 ‘제로’ 시대
이제는 단맛의 자리를 각종 대체감미료가 채우고 있다. 설탕의 유해성이 지적되면서부터다. 국제 학술지 ‘비엠제이(BMJ)’에 2023년 발표된 연구를 통해, 당류 섭취가 2형당뇨병과 관상동맥질환 등 여러 심혈관·대사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게 드러났다. 특히 가당 음료를 하루 한 잔 더 마실 때 2형당뇨병 위험은 27%, 하루 250mL 더 마실 때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17% 높았다.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스테비아 등이 설탕 대체제로 꼽히지만 완벽하진 않아 보인다. 같은 학술지에서 2022년에 프랑스 성인 10만338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인공감미료 섭취량이 많을수록 심혈관질환 위험이 컸고 특히 뇌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비슷한 이유로 비당류 감미료를 장기적인 체중 조절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를 내놨다. 단기간 임상시험에서는 설탕을 감미료로 바꿨을 때 체중이 소폭 줄었지만, 장기간 체중 감소 효과는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기간 비당류 감미료 사용이 2형당뇨병,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됐다는 연구 결과도 근거로 제시했다.
최근에는 아예 ‘단맛과 멀어지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설탕을 대체감미료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식품과 음료의 당도 자체를 낮추거나 단맛에 익숙한 식습관을 바꾸자는 것이다. 가당 음료, 디저트처럼 짧은 시간에 당을 많이 섭취하게 되는 식품부터 줄이고, 가공식품을 고를 때는 영양성분표의 당류와 1회 섭취량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설탕·제로 제품을 선택하더라도 많이 먹으면 열량 섭취가 늘 수 있다. 섭취량 조절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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