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잊은 것 같다”…中 침묵에 애끓는 티베트 홍수 실종자 가족들

이가현 2026. 9. 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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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과 중국 티베트 국경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수천 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측 실종자 가족들이 당국의 제한적인 정보 공개로 애를 태우고 있다. 가족들은 네팔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야 간신히 실종자의 행방을 확인하고 있으며, 티베트 옹호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재난 관련 정보까지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티베트 옹호단체 국제티베트운동(ICT)은 중국 당국이 재난 관련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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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티베트 국경 대홍수 1주일 넘겨
가족들 “당국 정보 없어 네팔·SNS 의존”
중국 공식 사망자 21명에 의문도
3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파슈파티 화장센터에서 대홍수로 목숨을 잃은 한 남성의 아내가 화장 과정에서 오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네팔과 중국 티베트 국경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수천 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측 실종자 가족들이 당국의 제한적인 정보 공개로 애를 태우고 있다. 가족들은 네팔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서야 간신히 실종자의 행방을 확인하고 있으며, 티베트 옹호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재난 관련 정보까지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일 (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출신 판훙(31)은 네팔에서 중국계 고속도로 공사에 참여하던 남편 린보와 홍수가 발생한 날 아침 마지막으로 연락했다. 린은 네팔과 티베트를 잇는 시아프루베시-라수와가디 고속도로의 보수 공사에 참여해 지룽 국경검문소 인근에서 근무해 왔다.

판은 중국 소셜미디어에 “남편이 지룽 국경검문소에서 약 5㎞ 떨어진 네팔 프로젝트에서 일하고 있다”며 상황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그의 게시물에는 1만8000개 이상의 ‘좋아요’와 46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판은 구조대가 공사 현장에 진입하는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며, 실종자 가족들이 직접 드론이나 헬리콥터를 보내 수색할 수 있도록 중국 당국에 허가를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판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더 낙담한다. 마음속이 점점 차가워진다”며 “이제는 눈물도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아프루베시-라수와가디 고속도로 프로젝트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모두가 잊어버린 것 같다”며 “모든 뉴스가 네팔의 수력발전소에 관한 것뿐”이라고 호소했다.

이번 재난은 빙하 붕괴로 발생한 홍수가 네팔과 티베트 국경 일대를 덮치면서 시작됐다. 마을들이 휩쓸리고 12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네팔 당국에 따르면 3일 기준 실종자는 4216명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티베트 측에서 외국인 261명을 포함해 541명이 아직 행방불명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발표한 사망자 수를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3일 기준 사망자가 21명이라고 밝혔지만, 티베트 옹호단체들은 영상에 나타난 광범위한 파괴 규모에 비해 공식 사망자 수가 지나치게 적다고 지적했다. 티베트 감시단체 ‘티베트 워치’의 텐진 최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상상하는 것뿐이며, 그것이 우리를 두렵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티베트 옹호단체 국제티베트운동(ICT)은 중국 당국이 재난 관련 정보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텐초 갸초 ICT 회장은 티베트 경찰이 지난달 30일 재난 규모에 관한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10명을 처벌했다며 “이번 단속은 재난과 구호 활동에 대한 보도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살아 있는지,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기본적인 작업까지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실종된 외국인 관광객 가족들도 중국 측의 정보 부족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영국 국적의 스리다르 아바리(43)와 아내 디프티(41), 14세 아들 아비나브는 지난달 26일 지룽 출입국관리 구역 인근에서 실종됐다. 인도에 거주하는 가족들은 이들이 티베트 측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 당국으로부터 별다른 소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영국 국적 실종자인 네투 고얄 티와리(51)의 오빠 나레시 고얄 역시 소셜미디어에서 유포되는 실종자 명단을 통해서만 동생의 행방을 확인하고 있다. 그는 “중국 정부에 물어볼 때마다 영국 대사관을 통해 알려주겠다고 한다”며 “벌써 최소 7일이 지났고 우리는 매 순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현재 주요 재난 지역까지 도로를 통해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당국은 이 지역에서 적극적인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며 수백 명의 실종자를 찾고 있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중국 당국의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며 네팔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소식을 확인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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