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수천억달러 내놔” 비판에도…EU “美없는 국방 역부족”

2026. 9. 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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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무상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무기 지원이 이뤄졌다며 그 비용을 유럽에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제공한 탄약은 우리가 이란에서 사용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천억 달러가 우크라이나와 나토에 무상으로 제공됐으며, 당시 미국이 유럽에 비용을 부담하라고 요구했다면 유럽이 지불했을 돈”이라며 “다소 늦었지만 이제 우리가 그 돈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비용 회수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향후 유럽연합(EU)과의 무역·안보 협상에서 그간 제공한 지원을 근거로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군의 무기 재고가 크게 줄었다는 미 언론 보도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은 최근 미국이 이란전쟁을 거치며 패트리엇(PAC-3) 등 방공 요격미사일을 대량 사용하면서 비축량이 심각하게 감소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 7월 31일 보고서에서 패트리엇이나 사드(THAAD·고고도방공미사일) 같은 방공 무기뿐만 아니라 토마호크,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JASSM) 등 공격용 무기까지 대량 사용됐으며, 재고를 원상회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록히드마틴의 요격미사일 패트리엇. 중앙포토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미국은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중·고급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이란과의 전쟁은 물론,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은 다른 어떤 전쟁에서도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미국을 위해 탄약을 비축하고 있지만 동맹국에 대한 무기 판매도 조만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내부에서도 그간 외국의 침략에 대비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크게 의존해 왔던 현실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EU 재정 감시기구인 유럽회계감사원(ECA)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을 이유로 EU의 ‘2030년까지 자체적인 국방 대비 태세 구축’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이후 2023년 6월까지 EU 회원국이 조달한 국방 장비의 78%는 EU 외부에서 공급됐으며, 이 가운데 미국산이 63%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ECA는 보고서에서 향후 외국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과 단기적 수요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으로 인한 유럽의 안보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1일 독일 정부는 지난달 4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서 발생한 폭발물 드론(무인기) 사건을 러시아의 공작으로 판단하고 독일 주재 러시아 영사관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 외에도 독일에서는 공항·전기설비·방산회사 등의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추가 대러 제재 등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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