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방교류 다시 냉각…日 방위상, 서울안보대화 불참

한일 국방당국 간 교류에 다시 냉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다음 주 서울에서 열리는 다자 안보회의체인 서울안보대화(SDD)에 일본 방위상이 지난해와 달리 참석하지 않기로 하면서다.
4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달 7∼9일 열리는 서울안보대화에는 일본 방위성에서 차관급인 안도 아츠시 방위심의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나카타니 겐 당시 일본 방위상이 직접 참석했지만 올해는 참석자 급이 다시 낮아진 것이다. 나카타니 전 방위상의 참석 이전에는 일본 측에서 방위심의관이 서울안보대화에 참석한 경우가 많았다.
국방부는 일본 방위상 초청 여부와 관련해 “일본 방위성에 서울안보대화 참석 초청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현 방위상의 방한이 적절하다고 보는지에 대해서는 “서울안보대화에는 일본 방위심의관이 참석할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한일 정부 내에서는 이번 서울안보대화를 앞두고 고이즈미 방위상의 참석 가능성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이즈미 방위상의 불참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한일 국방당국 사이에 형성된 냉각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달 고이즈미 방위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한국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지난달 15일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현직 일본 방위상의 야스쿠니 참배는 2년 만이었다.
정부는 일본의 방위 정책을 책임지는 현직 방위상의 야스쿠니 참배를 다른 각료의 참배보다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당시 외교부와 국방부는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와 주한 일본 방위주재관을 각각 초치해 항의했다. 국방부는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한일 양국의 노력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야스쿠니 참배 직후 고이즈미 방위상의 방한이 이뤄질 경우 일본 측에 부적절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일 국방당국은 올해 들어 장관급 교류를 잇달아 이어오며 협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지난 1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일본을 방문했고, 5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를 계기로 한일 국방장관회담이 열렸다. 이어 6월에는 고이즈미 방위상이 양자 일정으로 방한했다.
하지만 고이즈미 방위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기로 이 같은 교류 흐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올해로 15회를 맞는 서울안보대화는 이달 7∼9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 호텔에서 열린다.
‘혼돈의 시대, 새로운 공존을 위하여’를 대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체코와 필리핀 등 4개국 국방장관과 6개국 국방차관을 비롯해 총 67개 국가·국제기구에서 1천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8일 개회사를 하고 ‘안정적 국제질서를 위한 공동설계’를 주제로 열리는 본회의 1세션에 패널로 참석한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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