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결점 치료’에서, ‘가족 전체 지원’으로… 호주의 ‘발달 지연 지원책’ [조금 느린 세계]

이해림 기자 2026. 9. 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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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 지연·장애 아동에 대한 지원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스라이빙 키즈는 8세 이하면서 경도~중등도 수준의 발달 지연 양상을 보이는 아동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한다. 발달 지연이나 장애를 명확히 진단받지 않은 상태라도 발달이 늦는 것이 의심되면 아동 수준에 따라 맞춤형 지원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발달 지연이 심하지 않은 아동에게는 부모의 자녀 이해를 제고하기 위한 양육 교육을 제공하는가 하면, 보다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아동에게는 언어·작업·물리 치료와 심리 지원 등으로 연계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부모를 비롯한 아동의 주변인에게 아동 발달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교육 자료·강의를 제공하는 공식 온라인 페이지를 운영하고, 3살 시기 아동의 건강 상태와 발달 수준을 확인하는 검진도 시작한다. 정책의 큰 틀은 호주 정부에서 결정했지만, 향후 시행은 주 정부 관할이기 때문에 각 주의 여건과 거주민 특성을 고려해 구체적인 실현 양상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지역별 신청 경로는 아직 호주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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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라이빙 키즈 정책 개발에 참여한 머독아동연구소 프랭크 오버클레이드 수석책임연구원​/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발달 지연·장애 아동에 대한 지원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호주 역시 발달 지연·장애 아동에 대한 최선의 지원책을 고민하고, 정책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2026년 10월 1일부터 각 주에서 단계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해, 2028년 1월부터 본격 시행 예정인 ‘스라이빙 키즈(Thriving Kids)’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발달 지연이 의심되는 아동과 그 가족이라면 누구든 진단 이전이라도 스라이빙 키즈를 통해 아동에게 필요한 지원을 연결받을 수 있다. 발달이 늦는 정확한 이유를 진단하려다가 정작 개입 시기가 늦어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헬스조선은 스라이빙 키즈 정책 개발에 참여한 머독아동연구소(Murdoch Children's Research Institute)의 프랭크 오버클레이드(Frank Oberklaid) 수석책임연구원을 만나 정책의 의의를 물었다.

-스라이빙 키즈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스라이빙 키즈는 8세 이하면서 경도~중등도 수준의 발달 지연 양상을 보이는 아동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한다. 발달 지연이나 장애를 명확히 진단받지 않은 상태라도 발달이 늦는 것이 의심되면 아동 수준에 따라 맞춤형 지원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발달 지연이 심하지 않은 아동에게는 부모의 자녀 이해를 제고하기 위한 양육 교육을 제공하는가 하면, 보다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아동에게는 언어·작업·물리 치료와 심리 지원 등으로 연계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부모를 비롯한 아동의 주변인에게 아동 발달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교육 자료·강의를 제공하는 공식 온라인 페이지를 운영하고, 3살 시기 아동의 건강 상태와 발달 수준을 확인하는 검진도 시작한다. 정책의 큰 틀은 호주 정부에서 결정했지만, 향후 시행은 주 정부 관할이기 때문에 각 주의 여건과 거주민 특성을 고려해 구체적인 실현 양상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지역별 신청 경로는 아직 호주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가족 중심 지원,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발달 지연이 의심돼 스라이빙 키즈를 통한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 아이는 언어 치료나 작업 치료 등 자신에게 필요한 치료로, 부모는 다른 부모들과 만날 수 있는 집단으로 연결된다. 아이의 발달을 어떻게 지원할지, 어떠한 상황을 부모가 눈여겨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부모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소아과 의사는 아이의 문제를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 문진을 통해 아동의 강점과 약점을 정리한다. 그다음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양육 방식과 지원 방안을 알려준다.

부모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아니다. 아이의 발달이 우려된다면 의사와 간호사는 물론이고, 사회복지사나 영유아 교사 등 아동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이 스라이빙 키즈의 지원을 의뢰할 수 있다. 스라이빙 키즈를 통해 조기 개입을 시작한 아동이라도,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중도의 발달 지연이나 장애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호주의 국가장애보험제도(NDIS)로 연계해 연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동 개인과 사회 전체에 장기적으로 어떤 이점이 있나?
“취학 전 생애 초기 단계에 이러한 개입을 시행하면 아이들이 일평생 더 건강한, 양질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연구에서 증명됐다. 스라이빙 키즈는 경도에서 중등도 발달 지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빨리 개입할수록 아이들의 발달 취약점이 더 심해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커진다.

조기 개입이야말로 비용 효과적인 치료다. 기다리고만 있으면 나중에는 치료가 어려워질뿐더러 예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세계은행(World Bank)에서도 영유아에게 투자하는 것이 한 국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라고 얘기한 바 있다.”

-재정적 문제로 자녀의 발달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부모가 많다. 해결 방안은?
“한 달에 한 번 치료받는 것을 권장받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으로 주기를 짧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가족 단위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나름의 보완책이 될 수 있다. 아이가 일주일에 세 번이나 전문 치료사에게 치료받더라도 가족이 그 과정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면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부모가 아이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하고 있는 것과 아이에게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아는 것이 아이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이에 스라이빙 키즈는 가족 교육을 통해 아동이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수시로 자연스러운 개입이 이뤄지도록 하려고 한다.”

-맞벌이 등으로 아이를 전담해 양육하지 못 하는 부모가 한국 사회에 많다. 대안은?
“아동의 발달에 부모의 경제적·직업적·정서적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모두를 정책으로 관리하기란 어렵다. 부모 이외에 아동이 생활하며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도 발달 관련 교육을 제공해서 수시로 개입이 이뤄지게 해볼 수 있다. 유아교육자와 교사가 대표적인 예다. 호주는 이들에게도 온라인을 통한 아동 발달 교육을 제공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아동을 직접 스라이빙 키즈 서비스에 연계할 수 있도록 했다.

문화적·정책적 맥락이 달라 호주의 방식이 한국에도 반드시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호주는 스라이빙 키즈의 지원 단위인 ‘가족’에 부모뿐 아니라 형제자매, 친척, 이외 기타 양육·보호자도 포함하고 있다. 아동들의 다양한 성장 환경을 고려하기 위함이다.”

-한국은 발달 지연 조기 선별을 위해 영유아 검진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지만, 검진 결과에 따라 조기 개입을 시행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다. 의무화하는 것이 좋다고 보나? 호주는 어떻게 하고 있나?
“호주의 경우 개입을 의무화하기보다는 부모를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인식 제고와 정보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 어떠한지 알리고, 아동 발달에 대해 우려되는 점이 있으면 도움을 받아볼 것을 적극 권장한다. 관련 정보가 홈페이지와 의사·간호사 등 전문가를 통해서 제공되고 있으며, 부모 대상 무료 안내 전화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의무화하기보다는 이렇게 도움을 주는 것이 낫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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