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탄 손님엔 덤…‘소기름 감튀’ 대박 친 美햄버거집 노림수

한지혜 2026. 9. 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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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앞에는 대형 성조기가 펄럭인다. 감자튀김은 식물성 기름 대신 소기름에 튀기고, 햄버거에는 풀을 먹여 키운 소의 고기를 쓴다. 비트코인으로 계산할 수 있고 테슬라를 타고 오면 감자튀김도 더 준다.

한때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미국 햄버거 체인 스테이크앤셰이크(Steak ’n Shake)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의 마하(MAHA,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열풍을 타고 되살아나고 있다.

미국 햄버거 체인 스테이크앤셰이크(Steak ’n Shake) 메뉴. 사진 우버이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중서부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크앤셰이크가 트럼프 지지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손님을 다시 불러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해 동일점포 매출은 10.2%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장 방문객도 5.8% 늘었다.

반전의 계기는 트럼프의 재집권과 마하 열풍이었다. 케네디 장관이 초가공식품을 줄이고 ‘진짜 음식(real food)’을 먹자며 시작한 마하 운동을 메뉴에 그대로 옮긴 덕이다.

대표적인 변화가 감자튀김이다. 지난해부터 식물성 기름 대신 소기름에 튀기기 시작했고, 햄버거에는 목초 사육 소고기를 사용했다. 액상과당 대신 사탕수수 설탕이 들어간 병 코카콜라를 들이고 전자레인지도 없앴다. 케네디 장관이 직접 매장을 찾아 소기름 감자튀김을 먹는 모습도 공개됐다.

마하 진영이 소기름에 주목하는 건 케네디 장관이 콩·옥수수·카놀라유 같은 씨앗기름을 초가공식품과 함께 미국인의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목해왔기 때문이다. 대신 소기름과 버터 같은 동물성 지방을 선호한다. 다만 영양학계에서는 소기름에 포화지방이 많아 씨앗기름보다 건강에 좋다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 햄버거 체인 스테이크앤셰이크(Steak ’n Shake) 매장. 사진 Cleveland


정치색은 메뉴 밖에서도 선명하다.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하고 직원에게는 비트코인 보너스를 지급한다. 테슬라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테슬라 탤로 화요일(Tesla Tallow Tuesday)’ 행사도 열었다. 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스테이크앤셰이크가 의도적으로 정치색을 드러내며 트럼프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정은 딴판이었다. 1934년 일리노이주에서 시작한 스테이크앤셰이크는 2016년부터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 2018년 600곳이 넘었던 매장은 현재 약 400곳으로 감소했고, 2021년에는 파산 위기까지 몰렸다.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자 테이블 주문을 무인 주문기로 바꾸고 메뉴와 영업시간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 밖에서 맥도날드 음식 봉투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스테이크앤셰이크의 부활에는 미국 보수층의 달라진 입맛도 한몫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맥도날드 햄버거와 다이어트 콜라를 즐기지만, 지지층에서는 초가공식품과 대형 식품회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대신 고기와 우유, 버터처럼 가공을 덜 거친 음식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런 변화를 마가 지지층이 패스트푸드에서 돌아서고 있는 현상으로 조명했다.

좋은 재료를 강조할수록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실제 스테이크앤셰이크 직영점의 식재료비는 올해 2분기 매출의 33.3%로 1년 전 30.2%보다 높아졌다.

다만 일각에선 마하의 구호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케네디 장관은 신선한 음식을 먹으라고 권하지만, 저소득층은 식품 지원 축소로 오히려 이런 음식을 사 먹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건강한 식생활을 강조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식품 지원은 줄이는 모순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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