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미 못보는’ 제미나이
![알렉산더 왕 메타 CAIO가 3일 X에 올린 구글 조롱 게시글. [사진 알렉산더 왕 X 캡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04/joongang/20260904000414752bthj.jpg)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생성 인공지능(AI) 시장에서 구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프런티어(최상위) AI모델 ‘제미나이 3 프로’ 출시 이후 경쟁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AI시장이 코딩 역량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다. 잇달아 신규 AI모델을 발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구글은 3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신규 AI모델 ‘제미나이 3.8 플래시’를 공개했다. 최상위 AI모델인 ‘제미나이 3 프로’를 경량화한 모델이다. 이전 모델 대비 코딩 역량이 개선된 게 특징이다. AI의 장기 코딩 성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딥SWE’에서 제미나이 3.8 플래시 정답률은 71%를 기록했다.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최신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구글은 “이번 모델은 비용이 훨씬 비싼 대규모 프런티어 모델에 버금가는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새 모델 출시는 불과 3주만이다. 이전 모델(3.7 플래시)은 지난달 13일, 그 전 모델(3.6 플래시)은 7월 21일에 공개했다. 3주 단위로 새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셈. 업계에선 구글의 이례적인 신제품 공세 원인으로 AI 서비스 시장 중심 축이 코딩 분야로 이동한 점을 꼽는다. AI에 코딩을 맡기는 개발자들이 늘면서 관련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코딩 전용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100억달러(약 13조원)를 기록한 뒤 매년 27.5%씩 성장해 2034년에는 700억달러(약 95조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경쟁사들은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앱 배포 플랫폼인 버셀(Vercel)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미국 개발 시장에서 앤트로픽의 점유율은 65%로 1위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프런티어 AI모델 페이블5를 출시하기도 했다. AI가 자율적으로 코딩하는 능력을 앞세웠다. 오픈AI도 7월 GPT-5.6 Sol을 출시하며 추격 속도를 올리고 있다. 문샷AI, 딥시크 등 중국 AI개발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는 중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0일 “전 세계에서 개발자만큼 AI를 많이 쓰는 사람은 없다”며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연간 반복 매출(ARR)의 절반이 코딩AI에서 나온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은 좀처럼 코딩 AI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신규모델이 성능을 월등하게 개선한 차세대 프런티어 모델이 아니라, 기존 모델의 일부 기능만 개선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 5월 개발자 콘퍼런스(I/O)에서 프런티어 모델인 제미나이 3.5 프로 출시를 지난 6월로 예고했지만, “테스트가 더 필요하다”며 출시 계획을 무기한 연기 중이다.
AI 후발주자 메타도 이날 ‘뮤즈 스파크1.3’을 공개했다. 글로벌 AI모델 성능 지표인 아티피셜애널리시스 지능 지수(AAII)에서 62점을 기록하며 제미나이 3.8 플래시(59점)를 앞질렀다. 알렉산더 왕 메타최고AI책임자(CAIO)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정말 이런 말 하기 싫지만, 제미나이는 누구?(Gemini, Who?)”라는 조롱성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구글에 대한 시장 반응도 차갑다. 최근 한달 간 미국 증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10.39% 하락했다. 박찬준 숭실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코딩 AI 시장은 앤트로픽과 오픈AI 양강 구도”라며 “(구글이) 뒤쳐진 건 사실이지만 올해 안에 혁신적인 후속 모델을 낸다면,역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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