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혼란해진 노조법… “쟁위 범위 넓다” “정부가 노동권 축소”

황민혁 2026. 9. 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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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상 노동쟁의 대상을 둘러싼 혼란을 줄이겠다며 내놓은 시행지침이 노사 모두의 반발을 사면서 오히려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총도 노란봉투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노동쟁의 범위에 포함했는데도 정부가 행정지침으로 다시 범위를 좁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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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행지침에 노사 모두 반발
인력조정 놓고 “사실상 투자 제동”
N% 성과급 제한엔 법적대응 예고

정부가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상 노동쟁의 대상을 둘러싼 혼란을 줄이겠다며 내놓은 시행지침이 노사 모두의 반발을 사면서 오히려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계는 경영권을 보호하기에는 쟁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반발하고, 노동계는 입법으로 확대한 노동권을 정부가 자의적으로 축소했다며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경영계가 문제 삼는 쟁점은 기업의 경영상 결정과 이를 실행하는 데 필수적인 사내 인력조정을 어디까지 구분할 수 있느냐다. 정부는 공장 신설·이전 자체는 기업이 결정할 사안으로 보되 이후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등 구체적인 인력계획이 확인되면 이에 관해 교섭할 수 있도록 했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3일 기자들과 만나 “노동자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신공장 건설에 따른 배치전환은 당연히 교섭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배치전환 대상자 선정 기준·절차, 근무지·직무 변화에 따른 불이익 등을 노사 대화로 풀어야 하며 일방적 배치전환 권한을 사측에 줄 순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신규 투자를 위해 기존 숙련인력을 새로 짓는 공장으로 옮기는 것까지 쟁의 대상이 되면 노조가 실제 투자 실행에 사실상 제동을 걸 수 있다”며 “지침으로 노조의 교섭이나 파업 시기만 조금 늦춘 것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노동계의 입장은 경영계와 정반대다. 양대 노총은 정부가 쟁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혔다고 봤다. 민주노총은 공장 이전, 인공지능(AI) 도입, 사업 매각처럼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도 구체적인 인력계획이 확인될 때까지 쟁의를 제한하면 노동자의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노란봉투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노동쟁의 범위에 포함했는데도 정부가 행정지침으로 다시 범위를 좁혔다고 비판했다.

‘N% 성과급’을 두고도 한국노총은 같은 경영성과급인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면 교섭·쟁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본급이나 연봉을 기준으로 하면 허용하는 것은 자의적인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성과급의 지급 여부와 산정기준은 모두 노동자가 지급받는 보수와 경제적 대우에 관한 사항”이라며 “산정기준이 기업이익인지 기본급인지에 따라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의 인정 여부가 달라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노동위원회의 사건 처리 방식도 논란이다. 정부는 노조가 N% 성과급이나 사업경영상 결정 자체에 대한 교섭 요구를 고수하면 노동위가 요구 변경을 권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에 한국노총은 사용자가 지침을 근거로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과 교섭응낙 가처분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정부가 급한 대로 지침을 발표했지만 국회에서 법 조문에 ‘노동쟁의 범위에 관한 사항을 시행령에 위임한다’는 규정을 넣어주는 게 맞는다”며 “그렇지 않으면 노동위 판단이 소송으로 넘어갈 때 법원이 노조법을 다시 해석하면서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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