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값 24억 떨어질 때, 동대문 아파트는 25억 불렀다

김준영 2026. 9. 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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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은 위축, 외곽은 패닉’.

정부가 8·3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한 달이 지난 3일 서울 아파트 시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고가 주택을 겨냥한 세 부담 강화 여파로 강남권에서는 수십억원씩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고 거래가 끊긴 반면, 상대적으로 세제 영향이 덜한 외곽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활발하게 이어지며 호가가 치솟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개편안 발표 한달…중랑 2% 오르고 강남은 -0.6%


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8월 첫째 주부터 다섯째 주(8월 3~31일)까지 4주간 서울 아파트값은 누적으로 0.94% 올랐다. 중랑구 1.99%, 성북구 1.98%, 강북구 1.83% 등 외곽의 상승률은 서울 평균보다 2배 높았다. 반면 같은 기간 강남구(-0.59%)·서초구(-0.4%)는 하락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직전 4주(7월 6일~8월 3일)보다 시장이 엇갈림이 더 심해졌다. 이 기간에도 중랑구(1.83%)·성북구(1.86%)·강북구(1.32%) 등 외곽 상승률은 높았지만 최근 4주간 오름폭이 더 커졌다. 강남구(0.34%)·서초구(0.28%)는 적은 수치라도 오르곤 있었지만, 개편안 발표 후 하락 전환했다.

매물 흐름도 시장 온도차를 잘 보여준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오피스텔 매물은 3일 6만8910건으로 지난달 3일(6만409건) 대비 14% 늘었다. 강남구(18.4%)·서초구(18.5%) 증가폭이 컸다. 반면 도봉구(-2.2%)·중랑구(1.3%) 등 외곽은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쳤다.

호가와 거래량도 크게 달랐다.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 182㎡(전용면적)는 현재 87억9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직전 실거래가(지난 7월)인 112억5000만원보다 24억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다만 “세 부담을 우려한 은퇴 고령자의 급매가 나오곤 있지만, 아직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반면 외곽은 거래가 활발하고 호가도 치솟고 있다.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롯데캐슬 SKY-L65 84㎡는 지난 7월 21억4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된 뒤 현재 매도 호가가 25억원까지 올랐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84㎡도 지난 7월 20억원에 손바뀜한 뒤 현재 매도 호가가 22억원까지 형성됐다.


“강남 하방 압력이 외곽서 풍선효과”


부동산 업계에선 고가·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을 강화하는 8·3 세제개편안이 시장 분화를 가속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초고가 주택을 겨냥한 세제개편안이 강남권을 강하게 누른 반면 외곽은 상대적으로 세제 영향이 작아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커졌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8·3 세제개편안을 일부 조정했지만 시장 분화 등 기형적인 시장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세 기본공제 축소 방침 등을 철회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와 비거주 1주택자 및 다주택자 압박 기조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세제안을 일부 되돌렸지만 이미 지역별 시장의 흐름이 크게 갈린 상황”이라며 “향후 세제 조정에서는 특정 지역의 집값을 누르는 데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규제가 서울 전체의 주택 수요를 어디로 이동시키고 어떤 풍선효과를 낳을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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