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급식소 없앤 연세대, 근거 물었더니 "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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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국제캠퍼스(인천 연수구 송도)가 협의 끝에 교내에 남아 있던 세 곳의 길고양이 급식시설마저 모두 철거해 반발을 사고 있다. 학교 측은 "시설물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데, 급식시설 한 곳의 소유·관리자인 김인혜(연세대 약학대학원생)씨 측은 "고양이 급식행위·급식시설과 시설물 피해의 인과관계가 없다"며 철거가 위법하다는 내용증명을 지난달 25일 학교 측에 보냈다.
동물보호 활동을 해온 이 변호사 또한 "학교 측이 특히 시설물 피해가 심하다고 짚은 와이플라자 등의 경우, 천장이 외부와 개방돼 있고 건물 안팎이 구조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길고양이들이 드나들 수 있게 된 것은 건물 관리가 미흡해서이지, 고양이 급식소와 연결지을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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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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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길고양이 급식시설을 전면 철거(지난달 18일)한 이후인 지난달 27일, 캠퍼스의 한 지하주차장에 '길고양이 먹이주기 금지', '길고양이 거점시설 설치금지'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
| ⓒ 전선정 |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27일 학교가 특히 "시설물 피해가 심하다"고 짚은 와이플라자 건물(지하주차장과 연결된 상가 밀집 건물), 지하주차장을 비롯해 캠퍼스 전반을 김씨 등과 살펴봤다. 서울 노원구청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인 박희준씨도 이날 동행했다. 박씨는 "고양이가 건물 천장 안으로 들어오는 통로를 찾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돕겠다"며 학교 측과 사전 약속을 한 뒤 이날 학교를 방문했다.
급식시설이 설치돼 있던 진리관D 앞, 지하주차장 두 곳을 비롯한 캠퍼스 곳곳에는 "길고양이 먹이주기 금지", "길고양이 거점시설 설치 금지" 등 안내문이 나붙어 있었다. 이 안내문에는 김씨를 비롯한 급식시설 소유·관리자들이 적은 것으로 보이는 메모들도 붙어 있었다. 해당 메모에는 "해당 물품 폐기하지 마세요", "경찰서에 재물손괴죄로 신고된 상태", "총장실, 의견 다 수렴 후 결정!" 등의 문구가 담겨 있었다.
급식소 관리자 "철거 방침만 고수하니 답답"
김씨는 2020년부터 진리관D 앞에 '잔디키친'이란 이름의 급식시설을 두고, 올해 기준으로 길고양이 6마리를 돌보고 있으며 직접 사비를 들여 중성화 또한 완료했다. 김씨는 "지난 6년간 학교 측의 요구에 최대한 협조해왔다"며 "그동안 학교가 고양이 구조를 요청했을 때 응하고, 일부 새끼 고양이들은 직접 입양을 보내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자비로 (현재 돌보는 6마리를 비롯해 총) 고양이 11마리를 중성화 수술하고, 올 가을에도 추가 수술을 계획하는 등 고양이와 학내 구성원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협의 없이 철거 방침만을 고수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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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길고양이 급식시설을 전면 철거(지난달 18일)한 후인 지난달 27일, 김씨가 돌보고 있는 길고양이 '절미'가 김씨가 주는 밥을 먹고 있다. |
| ⓒ 전선정 |
김씨는 "계고장이 붙은 직후 학교 행정팀과 소통했으나 '형식적인 것'이라고 안내받았는데, 학교 측이 8월 18일에 급식소를 철거한 후 '임의 철거했다'고 문자로 보내와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8월 24일 학교 측과 면담했으나, 학교 측은 철거 방침을 유지했다.
김씨 측은 이러한 학교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입장이다. 김씨의 법률대리인 이주하 변호사(법무법인 제이엘피)는 "학교법인 연세대는 사립학교법에 따른 학교법인으로서 이 사건과 같은 시설물 철거에 관해 행정청에 지위에 있지 않아, 강제집행이나 행정대집행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자력구제를 허용하는 경우인 자력방위권과 자력탈환권에도 해당되지 않으므로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사전에 충분히 철거하라고 고지했으므로 문제가 되는 행정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급식소 없애면 고양이들 더 몰릴 것"
서울 노원구청 동물보호명예감시원인 박희준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께부터 약 2시간 동안 교내 고양이 통로로 의심되는 곳을 찾아 동행한 학교 측 관계자에 이를 공유했다. 그는 지하주차장 천장 곳곳을 랜턴으로 비춰 구멍 등이 있는지 확인했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주차장과 연결된 건물 안 천장을 뜯어 안쪽을 살펴 보기도 했다.
박씨는 "건설·건축일을 50년 넘게 했고, 동물 구조활동도 10년 넘게 했다. 이런 통로를 찾아내는 데는 제가 전문가"라며 "(급식시설 철거 대신) 이 통로들을 막는다면 건물 내 시설물 피해 문제는 해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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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7일 박희준(서울 노원구청 소속 동물보호명예감시원)씨가 연세대 국제캠퍼스에 방문해 학교 측과 함께 길고양이들이 드나들만한 통로를 살펴보고 있다. |
| ⓒ 전선정 |
이 변호사는 학교가 "길고양이 먹이주기 금지", "길고양이 거점시설 설치금지" 표지판을 곳곳에 설치한 것을 두고도 "캠퍼스 내 고양이를 배제 대상으로 규정하는 공식적 선언으로 해석된다. 동물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씨도 "지금은 수시로 학교에 방문해 고양이들 밥을 챙겨줘야 하는 상황이다"며 "밥을 못 먹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데, 모든 교내 급식소를 철거하는 건 동물을 경시하는 행위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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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대 국제캠퍼스가 길고양이 급식시설을 전면 철거(지난달 18일)한 이후인 지난달 27일, 진리관D 앞에 "길고양이 먹이주기 금지", "길고양이 거점시설 설치금지"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
| ⓒ 전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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