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노래가 전 세계 차트 1위? 팝스타 고소한 남자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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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간 결혼식 축가 가수와 한때 잘나가던 보이밴드 출신 팝스타가 만나 함께 노래를 만든다? 여기까지만 보면 존 카니 감독의 전작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원스> <비긴 어게인> <싱 스트리트> 등 카니 감독이 꾸준히 그려온 것은 음악을 매개로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싱 어게인>에는 존 카니 감독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따뜻한 시선과 유머만큼은 여전히 살아 있다.
릭의 소박한 작업물에서 시작해 대니의 재기 수단을 거쳐, 다시 릭이 창작자로서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노래로 돌아오기까지의 우여곡절은 <싱 어게인>이 전달하려는 이야기를 음악 안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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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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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싱 어게인' |
| ⓒ 바이포엠스튜디오 |
지난 2일 개봉된 신작 <싱 어게인>(원제 'Power Ballad')은 음악계 뒤편에 존재하는 성공과 실패라는 가혹한 이분법을 정면으로 다룬다. 화려하게 빛나는 단 한 명의 스타 뒤에는 잊혀진 수많은 무명 뮤지션들의 눈물이 존재한다는 쇼 비즈니스 업계의 씁쓸한 단면이 여기에 담겨 있다.
우정과 협업으로 이어질 것 같았던 두 음악가의 관계에 이번에는 '배신'이라는 불협화음을 끼워 넣는다. 음악이 사람을 연결하는 동시에 누군가의 욕망 때문에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감독은 새 영화 속에 이전보다 훨씬 선명한 갈등을 덧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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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싱 어게인' |
| ⓒ 바이포엠스튜디오 |
두 사람은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연주하면서 서로의 곡을 수정하는 등 깊은 음악적 교감을 나눈다. 이 과정에서 릭은 자신이 오랫동안 다듬어온 발라드 'How to Write a Song (Without You)'을 대니에게 들려준다. 그런데 몇 달 후 대형 쇼핑몰에 들른 릭은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멜로디를 듣고 충격에 빠진다.
대니가 릭의 노래를 그대로 가져가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했고, 이 곡이 전 세계 차트 1위를 휩쓸게 된 것이다. 분명 자신이 만든 곡이지만 이를 입증할 저작권 관련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결국 릭은 자신의 음악과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동료 샌디(피터 맥도널드 분)와 함께 무작정 대니가 있는 LA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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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싱 어게인' |
| ⓒ 바이포엠스튜디오 |
<싱 어게인> 속 주인공의 대립은 단순한 저작권 분쟁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 사람 사이의 간극, 창작자의 이름과 작품의 소유권 문제를 거쳐 어느새 오랫동안 꿈을 포기하지 못한 인물의 자존심과, 성공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충돌하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다만 전작들에 비해 서사가 다소 전형적인 흐름으로 전개되면서 <원스> <싱 스트리트> 등을 통해 느꼈던 순수한 음악적 마법이나 감동과는 다소 거리감을 둔다. 극의 중반 부 이후에는 이야기가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면서 조금 산만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그럼에도 <싱 어게인>에는 존 카니 감독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따뜻한 시선과 유머만큼은 여전히 살아 있다. 서로 다른 세대와 처지에 놓인 두 사람이 한 곡의 노래를 놓고 감정 싸움을 벌이고 이를 풀어가는 과정 역시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성공과 실패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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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싱 어게인' |
| ⓒ 바이포엠스튜디오 |
특히 카니 감독과 작곡가 개리 클라크가 만든 신곡 '하우 투 라이트 어 송 (위드아웃 유) How to Write a Song (Without You)'은 영화 속 가상의 히트곡이라는 설정을 넘어 영화관을 나선 후에도 머릿속에 맴돌 만큼 강력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이 노래는 영화 안에서 쉼 없이 반복될수록 그 의미가 조금씩 달라진다. 릭의 소박한 작업물에서 시작해 대니의 재기 수단을 거쳐, 다시 릭이 창작자로서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노래로 돌아오기까지의 우여곡절은 <싱 어게인>이 전달하려는 이야기를 음악 안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같은 노래가 두 사람의 상황에 따라 제각기 색깔을 달리하면서, 영화 속 갈등과 관계의 변화도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따라간다. 하나의 멜로디에 여러 인생을 겹쳐 놓은 〈싱 어게인〉은 음악이란 누구의 것도 아니면서 동시에 모두의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상영시간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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