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끊을 때 가장 힘든 건 외로움”…알코올중독 겪은 의사가 말하는 단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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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는 일은 생각보다 외로운 싸움이다. 술자리에서 함께하던 사람들은 단주를 반기지 않고, 가족에게 술을 끊겠다고 약속했다가 실패하기를 반복하면 다시 도움을 청하기도 어려워진다.
이 과장은 최근 쿠키뉴스와 만나 "알코올중독자들이 마지막에 술을 끊으려고 할 때 굉장히 외롭다"며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만나면 서로 통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독에서 혼자 빠져나오기는 굉장히 어렵다.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단주는 좋아하는 술을 평생 억지로 참는 과정이 아니다. 술을 끊고 나면 술을 마실 때보다 훨씬 행복하고 삶의 질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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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중독 경험 담은 책 출간…“술 끊고 삶의 질 더 높아져”

알코올중독을 직접 경험한 이준서 부천세종병원 간담췌외과 과장은 이러한 ‘외로움’을 단주 과정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로 꼽았다. 혼자 술과 싸우기보다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의 회복 경험을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과장은 최근 쿠키뉴스와 만나 “알코올중독자들이 마지막에 술을 끊으려고 할 때 굉장히 외롭다”며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만나면 서로 통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한때 술을 끊지 못했다. 많게는 하루 소주 한두 병, 적게는 맥주 한두 캔을 마셨다. 알코올중독이 심해진 마지막 2~3년 동안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날을 찾기 어려웠다.
문제를 인식한 계기는 불면증이었다. 몸에 이상이 나타나면서 술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술을 줄이려고 해도 줄이지 못하는 것이 알코올사용장애의 주요 진단 기준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이 과장은 “술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되지 않았다”며 “1년 정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후 AA라는 단체를 찾고 나서야 단주에 성공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찾은 곳은 ‘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AA·Alcoholics Anonymous)이었다. 비슷한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회복 과정을 듣는 자조모임이다.
이 과장은 “다른 알코올중독자의 회복 경험을 듣는 것이 핵심”이라며 “함께하는 사람들을 동료로 인식하면 이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단주를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알코올중독은 반드시 매일 많은 양의 술을 마셔야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몇 병을 마시는지를 기준으로 중독과 비중독을 나누기보다 술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게 이 과장의 설명이다.
위험 신호로는 △술을 마시거나 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경우 △음주로 자신이나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술을 줄이려고 해도 줄이지 못하는 경우 △내성이 생겨 많은 술을 마셔도 잘 취하지 않는 경우 등을 꼽았다.
특히 술을 마시려던 계획이 틀어졌을 때 느끼는 감정도 의존성을 가늠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과장은 “정상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마시기로 했다가 안 마시게 돼도 아무렇지 않다”며 “술을 마실 것으로 생각했는데 못 마시게 됐을 때 괴로움을 느끼는 것이 의존성의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
문제는 단주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주변으로부터 고립되기 쉽다는 점이다. 함께 술을 마시던 직장 동료나 친구들이 단주를 반기지 않을 수 있고, 가족에게 술을 끊겠다고 약속한 뒤 실패를 반복하면 다시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려워진다.
이 과장은 “그런 일이 반복되면 술을 끊고 싶어도 가족에게 말하지 못한 채 혼자 시도하게 된다”며 “혼자 술을 끊으려다 다시 마시게 되는 과정이 굉장히 외롭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알코올중독을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주에 실패할 때마다 자신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자책하기보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1월 ‘AA 길잡이’라는 모임도 만들었다. 기존 AA의 원칙을 기반으로 알코올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온라인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인터뷰 당시 회원은 약 2500명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 ‘나는 알코올중독 의사였습니다’도 출간했다. 책에는 알코올중독을 겪고 단주에 이른 과정과 실제 술을 끊는 방법 등을 담았다.
의사인 자신이 알코올중독을 경험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알코올중독이 특정한 사람에게만 생기는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다.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전하고 싶었다.
이 과장은 “보통 알코올중독자라고 하면 사회 계층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을 떠올린다”며 “의사도 알코올중독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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