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중대사한테 돈 꿀까” 기행…대북 플랫폼 GTI 고위직 경질

윤지원 2026. 9. 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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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만찬을 마친 뒤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폰으로 시 주석과 셀카를 찍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대북·동북아 협력의 핵심 플랫폼으로 띄어 온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의 한국인 고위 직원이 부적절한 처신 논란 끝에 경질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급 외교관에게까지 돈을 빌리려 하는 등의 기행이 드러나면서 정부가 GTI 사무국의 인사·행정을 지원하는 유엔개발계획(UNDP)에 교체를 요구했다.

2일 복수의 외교 및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 소재한 GTI 사무국의 고위직 A씨는 지난달 말 업무에서 배제됐다. 현재는 사무국 내 다른 한국 국적 간부가 A씨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중앙부처 고위 관료 출신인 A씨는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GTI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재임 기간 여러 처신 논란이 이어졌고, 최근엔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급 외교관에게 목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사실까지 알려졌다. A씨는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거절당하자 “그럼 대사한테 돈을 꿔봐야 하나”는 취지로 답해 대사관 내부를 당혹케했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베이징 소식통은 “개인적인 사유로 GTI 내부에서도 돈을 빌리려는 게 반복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이 문제시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결국 정부가 UNDP 측에 A씨 교체를 요구해 조치가 이뤄졌다고 한다. 정부 안팎에선 국제기구 등에 진출하는 인사의 추천 관행과 검증 절차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소식통은 “국제기구나 협력체 자리가 퇴직을 앞둔 관료들의 출구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추천 단계에서부터 인물의 적격성과 업무 수행 능력을 제대로 검증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재헌 주중 대사. 김상선 기자

GTI는 한·중·러·몽골 4개국 정부가 참여하는 동북아의 대표적 정부간 경제협력체다. 1990년대 UNDP가 추진한 두만강 지역 개발사업을 모태로 출범해 교통·에너지·무역·관광 등 역내 경제협력을 추진해왔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협의위원회에는 회원국 차관급이 수석대표로 참여한다. 베이징의 상설 사무국이 각국 간 사업을 조율한다. 북한도 초기에 참여했지만 2009년 탈퇴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GTI의 정책적 비중은 확대했다. 이 대통령은 올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GTI를 포함한 남북·국제협력 사업에 중국 측 협력을 요청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6월 몽골 방문 때 북한의 GTI 재가입을 공개 촉구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GTI 연계 협력을 ▶보건의료 ▶원산갈마 관광 ▶서울~베이징 고속철도와 함께 ‘4대 평화교류 프로젝트’에 포함했다. 막힌 남북관계의 우회로로 다자협력 틀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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