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쿠팡…로비할 땐 “미국 기업”, 3370만 유출 소송에선 “한국 일”

조승현 2026. 9. 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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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싼 미국 집단소송의 사전 변론회의가 1일(현지시간) 열리면서 재판 관할권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쿠팡이 미국 정·관계를 상대로 한 대관 활동에서는 '미국 기반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해온 반면, 법정에서는 '한국 플랫폼'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을 들어 미국 법원의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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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싼 미국 집단소송의 사전 변론회의가 1일(현지시간) 열리면서 재판 관할권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쿠팡이 미국 정·관계를 상대로 한 대관 활동에서는 ‘미국 기반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해온 반면, 법정에서는 ‘한국 플랫폼’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을 들어 미국 법원의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다.

이날 미 뉴욕 동부연방법원에서 열린 사전 변론회의에서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을 해당 법원이 심리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사전 변론회의는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쟁점을 정리하고 향후 절차를 논의하는 자리다. 재판장인 앤 M. 도넬리 판사는 “왜 이 사건을 뉴욕 동부연방법원에서 다뤄야 하는지”, “왜 한국 법원이 아니라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지” 등을 물었다.

쿠팡 측 대리인인 미국 로펌 커클랜드앤드엘리스 소속 변호사들은 이번 사건이 한국에서 발생한 만큼 미국 법원이 재판할 권한이 없다며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쿠팡아이엔씨(Inc)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설립된 모회사이고, 한국 쿠팡은 별도의 법인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국 쿠팡에 대해서는 “한국인들을 위해 한국에서 사업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원고 측은 반박했다. 쿠팡아이엔씨는 미국 법인으로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고, 모회사 경영진이 한국 법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쿠팡아이엔씨가 자회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점도 미국 법원의 관할권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이번 소송은 한국 법무법인 대륜과 미국 협력 로펌 SJKP가 지난 2월 6일 쿠팡아이엔씨와 김범석 이사회 의장을 상대로 제기했다. 원고 측은 쿠팡이 개인정보 보호 의무와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약 500만 달러(약 68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뉴욕 동부연방법원 관할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 2명이 대표 원고로 이름을 올렸으며, 현재까지 약 7800명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미국 법정에서는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미국 정·관계를 상대로 한 대관 활동에서는 미국 일자리 창출과 수출 확대 등을 강조하는 등 미국 기업이라는 점을 내세워왔다. 쿠팡은 올해 1분기 미국 로비에 109만 달러(약 15억원)를 지출했으며 백악관과 부통령실, 미 의회, 상무부, 미국무역대표부 등을 상대로 활동했다고 신고했다.

도넬리 판사는 양측에 다음 달 6일까지 추가 서면을 제출하도록 했다. 미국 법원이 사건을 다룰 관할권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 의무 위반 여부 등 본안 판단 없이 소송이 끝날 수 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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