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하지만 적절한가…용혜인 논란이 꺼낸 ‘의원 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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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 방침이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국무위원을 겸직한 의원은 장관으로서 정부 정책과 예산을 집행하는 동시에 국회의원으로서 본회의 표결권도 행사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과거 권력구조 개편 논의에서도 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을 제한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국회의원들의 반대가 컸다고 설명했다.
2015년 국무위원을 겸직하던 의원들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하면서 논란이 일자 유승희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른바 '이완구법'으로 불린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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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자가 행정부 구성원”…대통령제 권력분립 논란
개헌 없이 국회법으로 제한 가능…과거 표결권 제한 입법도

용 후보자는 2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며 의원직 사퇴 요구에 즉답을 피했다.
그는 “청문회가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청문회를 잘 준비하면서 제 생각을 잘 정리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의원직과 장관직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취지로 답했다.
용 후보자는 지난달 31일에는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사실상 밝혔다. 그는 “당 소속 유일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장관을 겸직하는 것은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 헌법 제43조는 국회의원이 법률이 정하는 직을 겸할 수 없도록 하고 구체적인 겸직 제한 범위를 법률에 맡기고 있다. 국회법 제29조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을 겸직 금지 대상에서 제외해 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
비례대표 입각 땐 의원직 사퇴 관행
법률상 허용과 별개로 비례대표 의원이 국무위원으로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는 관행은 이어져 왔다. 지역구 의원과 달리 비례대표는 사퇴하더라도 재·보궐선거 없이 다음 순번 후보가 의석을 승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새천년민주당 전국구 의원이던 김한길 전 의원은 문화관광부 장관에 임명된 뒤 의원직을 사퇴했고 김화중 후보가 의석을 승계했다.
2009년 행정안전부 장관에 내정된 한나라당 비례대표 이달곤 전 의원도 의원직에서 물러났고 후순위인 이두아 후보가 의석을 이어받았다.
2015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은희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은 당초 의원직을 유지하려 했지만 의정활동 공백과 특혜 논란 등이 이어지자 의원직을 사퇴했다.

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장단이 있다. 정부와 국회 사이의 정책 조율을 돕고 정부 법안이나 예산안 처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선거를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치인이 행정부에 참여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국회의 핵심 기능이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점에서 겸직 자체가 대통령제의 권력분립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무위원을 겸직한 의원은 장관으로서 정부 정책과 예산을 집행하는 동시에 국회의원으로서 본회의 표결권도 행사할 수 있다. 행정부를 감시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동시에 행정부의 구성원이 되는 구조인 셈이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의원직을 유지한 채 다시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제에서는 입법권과 행정권이 서로 견제해야 하는데 다른 권력에 종사하는 사람의 겸직을 허용하면 권력분립을 상대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며 “엄격한 권력분립 체제에서는 원칙적으로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내각제는 행정권의 근거가 입법권에 있기 때문에 겸직할 수 있지만 대통령제에서는 겸직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의원들이 행정부 장관으로 갔다가 다시 의원으로 활동하기를 희망할 수 있지만 이는 개인적 차원의 희망일 뿐 권력분립 차원에서는 바람직한 제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과거 권력구조 개편 논의에서도 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을 제한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국회의원들의 반대가 컸다고 설명했다. 장관직을 수행한 뒤에도 의원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현행 구조가 정치인 개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때는 겸직 금지…국회법만 바꿔도 제한 가능
헌정사에서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이 항상 허용됐던 것은 아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1960년 제2공화국 헌법에서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과반수를 국회의원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통령제로 복귀한 1962년 제5차 개헌에서는 국회의원의 국무총리·국무위원 겸직을 금지했다.
이 제한은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3선 연임을 허용한 1969년 제6차 개헌에서 삭제되면서 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이 다시 가능해졌다.
현재 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을 제한하기 위해 반드시 개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헌법이 겸직 제한 범위를 법률에 맡기고 있는 만큼 국회법 제29조를 개정해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을 겸직 가능 직위에서 제외할 수 있다.
전면적인 겸직 금지 대신 국무위원 재임 중 의원의 권한을 제한하는 방안도 과거 국회에서 추진됐다.
2015년 국무위원을 겸직하던 의원들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하면서 논란이 일자 유승희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른바 ‘이완구법’으로 불린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국무총리나 국무위원 등 국가공무원직을 겸하는 의원의 본회의 표결 참여를 제한하고 상임위원회·특별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윤리특별위원회 위원직을 사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들을 국회 재적의원 수에서도 제외하도록 했다. 법안은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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