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9월 4일 총파업 예고…주 4.5일제·지방 이전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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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노동자들이 오는 4일 일손을 놓고 거리로 나선다.
금융노조는 국책은행 지방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금융기관과 주요 기업, 정부기관 등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국책은행 본점만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협상이 끝내 결렬될 경우 이번 총파업은 향후 금융권의 주 4.5일제 도입 논의와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을 둘러싼 노사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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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노동자들이 오는 4일 일손을 놓고 거리로 나선다.
2일 노동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오는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달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6만8878명 가운데 6만615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찬성률은 96.05%에 달했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임금과 근로시간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이다.
노조는 올해 임금 6% 인상과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주 40시간인 노동시간을 35시간으로 줄여 사실상 주 4.5일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임금 삭감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임금 인상폭을 두고도 노사 간 격차가 크다. 금융노조는 당초 8% 인상을 요구했다가 6%로 낮췄지만, 사용자 측은 2.5%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실질임금 보전을 위한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사 간 협상은 지난 4월부터 이어져 왔다. 대표단 교섭과 실무교섭,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등을 거쳤지만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까지 중지되면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됐다.

다만 주 4.5일제 도입을 놓고는 금융소비자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원의 근로시간이 줄어들 경우 은행 영업시간까지 함께 단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평일 영업시간에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운 직장인·자영업자에게는 창구 운영시간이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금융노조는 근로시간 단축이 곧 영업시간 단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은행 방문 시간과 대기 순서를 사전에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동점포나 찾아가는 금융서비스 등을 확대하면 고객 불편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인력 감소분을 청년 신규채용으로 보충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총파업에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지방이전 문제다.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하면서 수도권에 본점을 둔 국책은행들이 이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금융노조는 국책은행 지방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금융기관과 주요 기업, 정부기관 등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국책은행 본점만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전문인력 이탈과 정책금융 경쟁력 약화 가능성도 이유로 들고 있다.

반면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수도권에 집중된 양질의 일자리와 공공 인프라를 지역으로 분산하겠다는 목적이 있다.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지역 일자리를 늘리고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국책은행 지방이전 문제는 금융산업의 업무 효율성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사안인 셈이다.
다만 현재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의 지방이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부 역시 구체적인 이전 대상 기관과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융노조가 본격적인 이전 계획이 확정되기 전부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다.
관심은 실제 파업이 은행 이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쏠리고 있다.
과거 금융노조 총파업에서도 전체 조합원 가운데 실제 파업에 참여한 비율은 높지 않았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의 참여율은 상대적으로 낮아 대부분의 영업점과 인터넷·모바일뱅킹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이번에도 시중은행 직원들의 실제 파업 참여율에 따라 고객 불편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방이전 문제와 직접 맞닿아 있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참여율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파업 전까지 노사가 막판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협상이 끝내 결렬될 경우 이번 총파업은 향후 금융권의 주 4.5일제 도입 논의와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을 둘러싼 노사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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