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정유 호황' 하반기에도 안 꺼진다

정진주 2026. 9. 2.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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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하반기 실적을 받칠 정유 호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조짐이다. 당초 3분기 정제마진 둔화가 예상됐지만 러시아의 디젤 수출 제한 연장과 중동·러시아 정유시설 차질로 석유제품 공급이 빠듯해지면서다.

당초 3분기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증산, 아시아 정유설비 가동률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정유사 호실적에 이어 글로벌 정유제품 공급 차질에 따른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정유업계의 3분기 실적 호조 기대감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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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디젤 수출 제한 연장…정제마진 강세 지속 가능성
베네수엘라 OPEC 탈퇴 검토에 원유 공급질서 변화 조짐
SK온, JV 종료로 고정비 절감…ESS 9GWh 첫 장기 수주
정유 시황에 배터리 구조개선 더해 하반기 실적 기대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하반기 실적을 받칠 정유 호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조짐이다. 당초 3분기 정제마진 둔화가 예상됐지만 러시아의 디젤 수출 제한 연장과 중동·러시아 정유시설 차질로 석유제품 공급이 빠듯해지면서다. 여기에 SK온도 비용 구조를 낮추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를 늘리며 실적 개선의 축을 넓히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에도 정제마진 강세에 기대 상반기 수준의 수익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3분기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증산, 아시아 정유설비 가동률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공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정유시장 전망이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변수가 러시아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29일 디젤과 선박용 연료, 가스오일 수출 금지 조치를 9월30일까지 연장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현지 정유시설 가동 차질이 이어지면서 내수 연료 공급을 우선한 조치다. 러시아는 세계 2위권 디젤 수출국이어서 수출 제한이 길어질수록 국제 석유제품 공급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실제 디젤 수출량도 줄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7월 러시아·중동·아시아의 디젤 수출량은 전년 동월보다 하루 130만배럴 줄었다. 미국이 공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간유분 수출을 늘리고 있지만 재고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미국 디젤 크랙은 8월 사상 처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석유제품 공급이 정상화되는 시점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을 정기보수와 겨울철 난방 수요까지 겹치면 디젤을 중심으로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베네수엘라의 OPEC 탈퇴 검토까지 겹치면서 원유 조달 여건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직 탈퇴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실제 이탈하면 OPEC의 결속력이 약해지고 산유국 간 시장점유율 경쟁이 커질 수 있다.

이처럼 OPEC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산유국 간 시장점유율 경쟁이 확대되면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오는 국내 정유사에는 긍정적이다. 산유국들이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수출 경쟁에 나서면 원유 구매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중동산 원유의 공식판매가격(OSP)이 낮아질 경우 원유 조달 비용을 줄여 정유사업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수급 환경은 하반기 정제마진 전망에도 반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 정상화가 지연되고 낮은 재고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 정제마진을 미국-이란 전쟁 이전인 작년 4분기 10달러보다 3배 수준인 배럴당 30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실적 만든 정유·윤활유, 하반기엔 마진이 핵심

SK이노베이션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은 정유사업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다. 신한투자증권은 국내 최대 정제능력을 갖춘 SK에너지가 정유업황 강세가 이어질 경우 이익 증가폭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SK에너지를 자회사로 둔 SK이노베이션 역시 정유와 SK엔무브 윤활유 사업 호조에 힘입어 연간 약 10조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에도 정유와 윤활유 사업 호조를 바탕으로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5조6495억원으로 전년 동기 4323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에너지·화학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고 배터리·소재 부문도 흑자로 전환했다.

상반기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효과와 정제마진 개선이 함께 작용했다. 윤활유 사업도 경쟁사 공급 차질에 따른 마진 상승으로 이익을 보탰다.

하반기에는 재고효과보다 정제마진 자체의 흐름이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정유사 호실적에 이어 글로벌 정유제품 공급 차질에 따른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정유업계의 3분기 실적 호조 기대감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 비용 줄이고 ESS로 생산물량 확보

배터리 사업에서는 외부 시황보다 사업구조 개선이 하반기 실적의 핵심이다.

SK온은 2분기 배터리 사업 기준 영업이익 8218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3492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2조946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7.5% 증가했다. 아시아 판매량 확대와 고객 보상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증가 등이 개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이 같은 요인만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반기에는 비용 구조 자체를 낮추는 작업이 중요하다.

SK온은 포드와의 블루오벌SK 합작법인(JV) 종료를 마치고 미국 사업을 재편했다. 켄터키 공장 관련 자산과 부채는 포드로 넘어갔고 테네시 공장은 SK온이 단독 운영한다. 회사는 JV 종료에 따른 고정비 절감과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생산물량을 채우기 위한 ESS 사업도 움직이고 있다. SK온은 미국 네오볼타 파워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9GWh 규모의 LFP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번 계약은 SK온의 올해 ESS 신규 수주 목표 20GWh 가운데 45%에 해당한다. 올해 첫 미국 ESS 대규모 수주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양사는 연내 추가 9GWh 규모의 사급 협력도 추진하고 있어 추가 계약이 성사되면 협력 물량은 18GWh로 확대된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온의 네오볼타 수주에 대해 "이번 수주의 의의는 규모가 아니라 방향에 있다"며 "5년간 9GWh 물량을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산 셀을 쓰던 고객사가 한국산을 찾았다는 점이 본질"이라며 미국 ESS 시장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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