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개편 첫발부터 ‘반쪽’…상박·빈곤 개선 효과는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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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초연금의 '하후상박(下厚上薄)' 개편을 내걸었지만 내년도 예산안에는 저소득층 지원을 늘리는 '하후(下厚)'만 담겼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의 방향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역할과 관계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상임위원회에서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수급자를 세 집단으로 나눠 기준연금액을 달리하고 일부 수급자의 물가연동마저 중단하는 것은 지출 절감에 방점을 둔 개편"이라며 "수급자 간 차등을 확대해 보편적 노후소득보장이라는 기초연금의 취지를 훼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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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연금 수급자도 저소득층이면 지급…수급 대상 70% 유지
“수급자 편 가르기…빈곤 완화·제도 정합성 모두 놓쳐”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도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1000억원에서 25조7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11%) 늘어난다.
정부는 전체 노인의 70%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현행 목표수급률을 유지하면서 수급자를 소득 하위 0∼30%, 30∼45%, 45∼70% 등 세 구간으로 나눠 지급액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정부가 검토해 온 일정 소득 이하 방식으로의 수급 기준 개편은 이번 정부안에서 제외됐다.
소득 하위 30%에 해당하는 348만명에게는 물가상승분에 월 3만원을 추가해 최대 38만원을 지급한다. 하위 30∼45%인 174만명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월 35만9000원을 받는다. 하위 45∼70%인 290만명의 지급액은 월 35만원으로 동결한다.
소득 하위 30%와 45%의 경계는 각각 기준 중위소득 20%, 40% 수준이다. 복지부는 노인의 경제 수준과 빈곤 정도를 고려해 지급 구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희망 기초연금액과 노인 빈곤 정도,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같은 금액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것보다 저소득층에 지원을 집중하는 방식이 빈곤 완화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부 감액, 저소득층 중심으로 완화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을 때 적용하는 ‘부부 감액’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완화한다. 현재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부부가 각각 받는 기초연금의 20%를 감액하지만, 내년부터 소득 하위 45%에 대해서는 감액률을 10%로 낮춘다. 대상자는 234만명이다.
이에 따라 소득 하위 30% 부부가구는 차등 지급과 부부 감액 완화를 합쳐 올해보다 월 12만4000원을 더 받는다. 하위 30∼45% 부부가구의 수령액은 월 8만6000원 늘어난다.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에 대한 문턱도 낮춘다. 현재는 소득과 재산 수준에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하지만 앞으로는 소득 하위 45%에 해당하면 지급한다.
저소득층 차등 지급에 추가로 투입되는 예산은 4650억원이다. 반면 하위 45∼70% 수급자의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하지 않고 동결하면서 약 700억원의 지출을 줄인다.
정부는 차등 지급과 부부 감액 완화, 직역연금 수급자 지원 등을 포함한 이번 개편으로 현행 제도를 유지할 때보다 내년에 약 6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박’ 후순위로…장기 전망도 없어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노인을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상박’ 개편은 미뤄졌다. 정부는 현행 목표수급률 방식 대신 일정 소득 이하 노인에게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선정 기준을 2027년 기준 중위소득 90%에서 2030년 8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개편의 방향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노후소득 보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역할과 관계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상임위원회에서 함께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노인빈곤율이 얼마나 낮아질지 제시하지 못했다. 별도의 중장기 개편안 발표 시점과 2028년 이후 장기 재정 전망도 내놓지 않았다. 소득 기준 전환 등 추가 개편은 국회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 “수급자 내부 재분배”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개편안이 저소득층 지원 강화가 아니라 수급자 내부에서 급여를 재분배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가장 빈곤한 노인의 기초연금 인상분이 생계급여에서 다시 차감되는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참여연대는 “수급자를 세 집단으로 나눠 기준연금액을 달리하고 일부 수급자의 물가연동마저 중단하는 것은 지출 절감에 방점을 둔 개편”이라며 “수급자 간 차등을 확대해 보편적 노후소득보장이라는 기초연금의 취지를 훼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정 지출을 억제한 채 하후상박으로 개편하면 보편적인 기초선을 깨고 수급자를 편 가르기 하는 방식으로 바뀐다”며 “빈곤 완화와 제도 간 정합성, 구간 갈등 최소화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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