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보복에 ‘재보복’…“이란 흔적도 남지 않게 될 것”
미군이 1일(현지시간) 이란을 재차 공격했다. 미군이 지난달 30일 이란의 기뢰 설치용 로켓 발사대를 공격한 것에 대해 이란이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타격하자 다시 보복에 나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격 개시 명령을 내린 직후 “(미국의)정당한 공격에 보복할 경우 훨씬 더 세고 높은 수준의 타격을 다시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경고에도 이란은 중동 내 미군 시설을 겨냥한 ‘결정적 작전’을 전격 개시했다고 밝히며 맞대응했다.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은 이날 X(옛 트위터)에 “미 동부시간 정오를 기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표적에 대한 타격을 시작했다”며 “IRGC가 호르무즈해협의 민간 선박과 이 지역에 배치된 미군 장병을 상대로 한 공격을 시도한 데 따른 조처”라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정확한 공격 대상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이란 국영 IRIB는 이란 남부 주요 항구가 있는 반다르아바스와 호르무즈해협의 게슘섬 등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또 이란 동남부 지로프트의 민간 공항도 공격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재개된 미국의 군사공격은 7월 24일 트럼프의 지시로 미군의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이 중단된 지 한 달여 만이다.

트럼프는 이날 공격이 개시된 직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미군이 이란에 대한 표적 공습을 가한 것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응한 “정당한 조처”라고 주장하며 “(표적 공습으로)많은 레이더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실패한 국가인 이란이 이 매우 정당한 공격에 보복한다면 그들은 훨씬 더 세고 높은 수준의 타격을 다시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큰 공격은 아직 대기 중이며, 그 공격이 끝나면 이란은 거의 흔적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가장 큰 공격’의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나눈 기자들과의 문답 도중 ‘핵무기를 쓰는 방안은 배제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배제한다. 그럴 이유가 없다”고 답한 상태다.
트럼프는 대신 “지난주 중동에 도착한 신형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함이 탄약으로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다. 무기 재고 부족으로 미국이 전면전을 수행하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또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들과의 합의는 종잇조각만큼의 가치도 없다. 우리는 그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고 일축했다.
이는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통항을 위협하는 행동에 대한 선별적 군사 공격과 이란의 자금줄을 옥죄는 ‘경제적 왕따 작전’ 및 해상봉쇄를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와의 대담에서 “(중동의)석유는 육상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송될 것”이라며 “호르무즈해협은 2년 안에 우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가는 국제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를 지렛대로 활용하는 이란의 협상력을 저지하기 위해 아예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한 별도 수송로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베센트는 이와 함께 “이번 주에 은행 1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할 것이며, 다음 주 또 다른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 수위를 고조시킬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대해 이란은 정면대응 기조를 밝혔다. 이란의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가 역내 미군 기지와 주요 시설들을 표적으로 타격하고 있다”며 “미국이라는 적에 대응하기 위한 이란군의 결정적 작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IRGC의 호세인 모헤비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침략자들에게는 가혹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다. 미국은 자신들의 새로운 공격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는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란 국민의 권리와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밝혀왔다”며 “적국인 미국은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란의 IRNA 통신은 미군의 이날 공습 과정에서 결혼식이 열리던 민가에 폭탄이 떨어져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호르모즈간주 부지사 아흐마드 나피시는 통신에 “시리크 카운티 쿠헤스타크에서 미군이 결혼식장을 폭격해 2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이후 파르스 통신은 결혼식장 피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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