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게임X' 전채영 PD "6시간 편집본에 '사고다' 싶었죠"

이이슬 2026. 9. 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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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편집본을 봤는데 5~6시간이었어요. '아, 이건 사고다' 싶었죠."

1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전채영 PD는 웨이브 서바이벌 예능 '피의 게임X' 3회 편집 당시를 이렇게 돌아봤다.

전 PD는 "누구와 누가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떤 관계가 생기는지에 귀를 기울였다"며 "우리가 구도를 만들어 놓지 않아도 기존 관계를 아는 다른 참가자들이 그걸 염두에 두고 팀을 짜고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전 PD는 "우리는 세계관을 만들었을 뿐이고 그 안에 사람들을 넣은 뒤 밖에서 지켜본다"며 "우리가 만든 세계에서 이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쓰고, 어떤 시작을 해서 어떤 끝을 만들어갈지를 보는 게 서바이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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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피의게임X' 전채영 PD 인터뷰
러닝타임 네 시간…시리즈 최고 화제성
시즌 1~3 팀전 도입 예상 밖 유대감
8주 연속 신규가입, 시청시간 1위
"출연진·시청자 수준 모두 높아져"
전채영 PD가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피의게임X'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웨이브 제공

"처음 가편집본을 봤는데 5~6시간이었어요. '아, 이건 사고다' 싶었죠."

1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전채영 PD는 웨이브 서바이벌 예능 '피의 게임X' 3회 편집 당시를 이렇게 돌아봤다. 6시간 가까운 영상을 줄이려 했지만 출연자들의 관계와 사건이 촘촘하게 얽혀 쉽지 않았다. 한쪽 이야기를 덜어내면 뒤에 이어지는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부 시사 이후 "재미있는 걸 굳이 빼지 말자"는 의견이 나왔고, 결국 3회는 4시간2분, 4회는 3시간45분으로 공개됐다.

긴 러닝타임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피의 게임X'는 공개 기간 8주 연속 웨이브 신규 유료가입 견인과 시청시간 1위를 기록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 TV-OTT 비드라마 화제성에서도 여섯 차례 1위에 오르며 시리즈 최고 화제성을 기록했다.

전 PD는 "4시간짜리 회차를 내놓으면 비난이 많을 줄 알았다"며 "막상 공개하니 긴 이야기를 그대로 봐주시는 분들이 있었다.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이야기를 잘라내기보다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장면을 살리는 쪽을 택했다.

'피의 게임X'는 시즌1~3 대표 참가자와 다른 서바이벌 경험자, 새 얼굴 등 20명을 다섯 팀으로 나눠 경쟁했다. 제작진은 출연자를 한 명씩 섭외하면서 개인 능력만큼 기존의 관계를 중요하게 봤다. 전 PD는 "누구와 누가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떤 관계가 생기는지에 귀를 기울였다"며 "우리가 구도를 만들어 놓지 않아도 기존 관계를 아는 다른 참가자들이 그걸 염두에 두고 팀을 짜고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의 예상을 가장 크게 벗어난 것도 팀원 간 관계였다. 전 PD는 "팀의 결속력과 유대감을 제가 100 정도로 예상했다면 실제로는 500~600이었다"고 말했다. 서바이벌 경험이 많은 참가자들이라 결정적인 순간에는 개인의 생존을 먼저 택할 것으로 봤다. 결과는 달랐다. 그는 "결국 우승은 한 명이 하는 것이니 자기 생존을 우선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을 지키는 선택을 먼저 하더라"며 "그 안에서 생긴 관계를 지키려는 마음이 생각보다 훨씬 컸다"고 했다.

전 PD는 "이전 시즌에서 4~5회쯤 나올 법한 감정이 이번에는 1회부터 생겼다"고 말했다. 첫 메인 매치부터 참가자들의 관계는 매 라운드 달라졌다. 그는 "30분 전에는 사이가 안 좋았던 두 사람이 다시 붙어 있고, 어느 순간 다시 좋아져 있었다"며 "촬영하면서 우리가 전체 이야기의 20~30%밖에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피의게임X' 한 장면. 웨이브 제공
전채영 PD가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피의게임X'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웨이브 제공

전 PD가 예상 밖의 조합으로 꼽은 건 하승진·현성주·윤비·이진형으로 구성된 P2팀이었다. 그는 "네 사람이 원래 같은 팀도 아니어서 잘 맞을까 싶었는데 막상 촬영해보니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고 했다. 김경훈도 예상과 달랐다. 사전 미팅에서는 전보다 차분해진 모습을 보고 "'철이 들었구나' 싶어 걱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연륜이 생기면서 오히려 훨씬 재미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복잡한 관계를 어디까지 보여줄지는 편집 과정에서도 고민거리였다. 제작진은 특정 참가자를 주인공이나 악역으로 미리 정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전 PD는 "모두 각자의 사정이 있고 그 순간 느끼는 감정이 있다"며 "이 사람은 주연이고 저 사람은 조연이라고 우리가 정해서 보여주는 것은 피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약탈의 밤' 이후 불거진 참가자 간 갈등도 이후 관계를 이해하려면 빼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한쪽만 이해되는 상황이 아니었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참가자의 선택을 최대한 그대로 담되 안전 문제에는 개입 기준을 뒀다. 촬영 전 게임마다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시뮬레이션했다. 전 PD는 "회의할 때 '이 상황이면 어떻게 될까'를 놓고 A부터 D까지 여러 경우를 생각해 대비책을 마련한다. 그래도 현장에서는 그 밖의 일이 생긴다"고 했다. 출입 금지 구역은 미리 막았고 금지 행동도 참가자에게 사전에 알렸다. 그는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제작진이 개입한 순간도 있었다"고 말했다.

'피의 게임'은 2021년 첫선을 보인 뒤 시즌마다 공간과 생존 방식을 바꿔왔다. 시즌1의 지하실은 탈락자가 다른 공간에서 다시 생존한다는 반전으로 시리즈의 색을 만들었다. 이후 야생과 저택 등으로 무대를 넓혔다. 전 PD가 현정완 PD와 함께 연출한 시즌3는 2024년 웨이브 신규 유료가입 견인 전체 1위에 올랐고, 누적 시청 이용자는 시즌2보다 140% 늘었다.

그는 다음 시즌에 대해 "시청자들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사막에 가야 하나, 무인도에 가야 하나 이야기한다"고 했다. 시청자가 매 시즌 새로운 장소와 숨겨진 장치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규모만 키우는 게 답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전 PD는 "지하실이 '피의 게임'의 시작이자 아이덴티티였다고 생각한다"며 "그걸 그리워하는 시청자의 의견도 다음이 있다면 참고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 PD는 이번 시즌 서출구의 플레이를 보면서 "출연진이 제작진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서바이벌 예능을 여러 편 본 시청자 역시 게임의 허점과 참가자의 선택을 빠르게 읽어낸다. 그는 "시청자의 수준도 많이 올라왔다"며 "앞으로 기획하고 촬영할 때 계속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익숙한 강자만 모으기보다 새로운 얼굴을 계속 발굴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서바이벌을 계속 만드는 이유도 제작진이 결과를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 PD는 "우리는 세계관을 만들었을 뿐이고 그 안에 사람들을 넣은 뒤 밖에서 지켜본다"며 "우리가 만든 세계에서 이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쓰고, 어떤 시작을 해서 어떤 끝을 만들어갈지를 보는 게 서바이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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