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내년부터 月198만→176만원…‘시럽급여’ 논란 없앤다

김경희 2026. 9. 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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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실업급여(구직급여) 하한액이 월 198만원에서 176만원으로 22만원 내려간다. 상한액도 204만원에서 181만원으로 줄어든다. 최저임금보다는 덜 받도록 지급 방식을 바꿔 ‘시럽급여’ 논란을 해소하고 구직을 유도하는 차원이다. 육아휴직 증가에 고용보험 곳간이 비어가는 만큼 별도 계정을 신설하고, 보험료율은 5년만에 인상하기로 했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상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1일 정부는 고용보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고용보험 제도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우선 실업급여 지급 일수를 계산할 때 통상 토요일인 무급 휴무일을 제외하기로 했다. 실업급여는 비과세인 데다 근로일이 아닌 주휴, 무급휴일까지 지급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근로자보다 실수령액이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해왔다. 올해 기준 최저임금 근로자가 세후 월 193만원을 버는데, 실업급여 하한액이 198만원이다.

대신 지급 기간은 늘어난다. 실업급여는 최소 120일에서 최대 270일까지 받을 수 있는데, 이건 변함이 없다. 무급휴일을 제외하면 실업급여 월 지급액이 22만~23만원가량 줄어드는데, 지급 기간이 당초 5개월이었다면 약 6개월로 늘어나면서 결과적으로 받는 총액은 하한액 기준 990만원, 상한액 기준 1020만원 그대로다. 지급 기간은 현행 4~9개월에서 4.7~10.5개월로 최대 한 달 반 늘어난다.

최저임금을 올릴 때마다 발생해 온 실업급여 상·하한 역전 문제도 손본다. 지금까지 실업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반면 상한액은 정액으로 결정하는 구조였다. 앞으로는 상한액을 하한액의 일정 비율로 연동하기로 했다. 현재 상·하한액 격차가 3%인 점을 고려해서 내년에는 103%로 연동하고, 매년 조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조기재취업 수당지급제외 대상 임금 기준은 현재 월 574만원 이상에서 월 300만원 이상으로 낮춘다. 이 수당이 없었더라도 취업했을 사람에게까지 수당이 지급되는 ‘사중손실’ 우려를 줄이기 위해서다.

육아휴직급여·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 등 모성보호급여는 앞으로 실업급여 계정이 아니라 신설되는 일·가정 양립 계정(가칭)에서 지급하기로 했다. 그간 남성 육아휴직 증가 등으로 관련 지출이 빠르게 늘면서 실업급여 계정의 적립금 고갈 우려가 컸다. 모성보호급여는 2025년 기준 4조3000억원으로 전체 계정의 25%를 차지한다.

일·가정 양립 계정의 재원은 노사정이 분담하되 저출생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일반회계 전입금을 50% 확대했다. 올해 6000억원에서 내년 9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노동부는 2029년까지 단계적 재원 확대를 위해 연내 기획예산처 등과 양해각서(MOU) 체결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간 예산당국은 고용보험 가입자가 혜택을 보는 기금에 전 국민이 부담하는 일반회계 지원을 늘리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난색을 표해왔다. 다만 출산전후휴가급여 등은 법상 사업주에게 지급의무가 있는 만큼 기존의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 계정’으로 이관한다.

내년 고용보험료율(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은 0.1%포인트 오른다. 노사 각각 매월 급여의 0.9%씩 부담해왔는데 1%로 증가한다. 월급 300만원인 근로자의 월 부담이 2만7000원에서 3만원으로 3000원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실업급여 개편의 실효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업급여 개편 취지는 좋지만 결과적으로 최저임금 실수령액과 실업급여 하한액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구직 유도나 재정난 완화라는 궁극적인 목표 달성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실업급여 반복ㆍ부정 수급 문제를 해소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단시간 근로자와 N잡러까지 고용보험을 확대하는 방안도 계속 추진한다. 우선 내년부터 가입 기준을 근로시간에서 소득기준으로 바꾸고(소정근로시간 월 60시간 이상에서 소득 80만원 이상으로 개편), 보험설계사 교차모집인·가구설치 수반 택배기사 등으로 대상을 넓혔다. 향후 국세법상 인적용역사업소득자 전체로 고용보험 적용을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고용보험 제도개선 TF’를 구성하고 16차례 회의 끝에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연내 국회에서 관련 법률이 개정되면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세종=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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