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잦아든 코스피의 ‘두 얼굴’…변동성 줄었지만 자금도 말랐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출렁이던 코스피가 지난달부터 한층 차분해졌다. 급등락이 잦아들며 시장의 변동성은 완화됐지만, 거래량과 투자자금도 함께 줄면서 시장이 활력을 잃은 모습이다. 7월 급락장에서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는 데다, 미국 금리 불확실성까지 겹쳤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장의 불안 정도를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6월 29일 96.94에서 이날 종가 기준 44.03으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코스피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일시 중단) 발동 횟수도 7월 15회에서 지난달 5회로 줄었고, 7월 4차례 발동됐던 서킷브레이커(전체 거래 일시 중단)도 8월에는 아예 없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계적인 매매 부담이 줄면서 수급 충격이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 활력도 식었다. 8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7707억원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6월 50조347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상장주식 회전율도 0.54%에 그쳤다.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대였던 6월 4일 139조6947억원에서 8월 28일 98조7049억원으로 줄어들어 10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7월 급락장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또 미국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지켜보자는 관망 심리도 커졌다. 일부 투자 수요는 미국 주식으로 이동했다.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미국 주식을 19억6234만 달러(약 2조7000억원) 순매수하며 3개월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외국인 복귀도 아직이다. 외국인은 8월 코스피 주식을 10조1756억원 순매도했다. 다만 지난주 코스피200 선물은 1만4246계약 순매수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단기적인 코스피 지수 하방 경계가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매도에도 증시 하단을 일부 지탱한 것은 자사주 매입이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8월 20~28일 10조3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중 24~28일 매입액(8조500억원)은 같은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액(8조3200억원)과 맞먹었다. 1일에도 기관(-6340억원)·외국인(-4867억원)·개인(-5398억원)이 모두 순매도했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등이 반영된 기타법인은 1조665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78포인트(0.23%) 오른 6835.80에 장을 마쳤다.
다만 거래가 줄어든 가운데서도 대형주 밖으로는 순환매가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코스피가 3.4% 오른 데 비해 코스피200 동일가중지수는 10.8%, 코스닥은 15.9% 상승했다”며 “소수 대형주에만 시장의 수급이 집중된 것이 아니라 다른 업종들도 개별 재료에 반응하면서 선순환매가 전개된 장세”라고 평가했다.
거래 부진으로 박스권 장세가 계속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9월)은 변동성과 수급이 정상화되며 첫 반등의 범위를 넓히는 구간이 될 수 있다”며 “반도체·조선과 보험·에너지를 중심에 두고 이익 개선 여부를 확인하며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박유미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부자 될 유일한 방법” 3년만에 35억 번 92년생 ‘몰빵 종목’ | 중앙일보
- 은퇴 57세, 여행만 다닌다…‘월 500만원’ 꽂히는 계좌의 비밀 | 중앙일보
- “간·혀·림프, 3개 암 겪고도 쌩쌩” 85세 과학자 매일 먹는 간식 | 중앙일보
- ‘성추행 신고’ 여학생 산 채로 불태웠다…악마 교장에 이 나라 발칵 | 중앙일보
- 오늘 새벽 또 “사람 떨어졌어요”…‘104명 추락’ 인천대교 비극 | 중앙일보
- “그 가족은 다 살았다”…네팔 대홍수 견딘 ‘초록색 집 기적’ | 중앙일보
- “시체잖아” 숏폼 보다 비명…PTSD 부르는 ‘끔찍 알고리즘’ | 중앙일보
- [단독] “월급 3300만원” 드디어 모셨다…은퇴의사 ‘쩐의 전쟁’ | 중앙일보
- ‘교체설’ 돌던 조현 남았다…개각 가른 한·미 관계 위기론 | 중앙일보
- ‘발암’ 배추 이어 ‘불임’ 말랑이…중국산 유해물질 공포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