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116억 과징금' 판결 네 번째 연기…법원, 다시 변론 연다

이학범 기자 2026. 9. 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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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넥슨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116억원대 과징금 취소 소송의 결론이 또다시 미뤄졌다. 선고가 예정됐다가 나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서울고등법원 행정6-3부는 넥슨코리아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청구의 소'의 오는 9월2일 판결선고기일을 변론 재개로 처리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0월28일 오후 4시로 잡혔다. 지난 4월29일 변론을 종결한 뒤 7월22일 선고가 예정됐지만 9월2일로 한 차례 변경됐고, 이번에는 새 선고일을 잡는 대신 재판을 다시 진행하게 됐다.

이번까지 법원의 결론은 네 차례 미뤄졌다. 재판부는 당초 지난해 12월17일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1월28일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후 1월 선고를 앞두고 변론을 다시 열기로 하면서 3월18일과 4월29일 추가 심리를 진행했다. 다시 잡힌 7월22일 선고는 9월2일로 밀렸고, 이번에 재차 변론 재개가 결정됐다.

선고일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두 차례나 종결했던 변론을 다시 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철우 게임 전문 변호사는 "변호사 생활 동안 선고가 잡혔다가 변론이 다시 열리는 과정이 두 차례 반복되고, 선고도 두 번이나 추가로 밀리는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변론 재개가 당사자의 요청이 아닌 재판부 판단으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재판부가 판결을 내리기에 앞서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 변호사는 "당사자의 요청이 없는데도 선고기일이 취소되고 다시 변론이 열린 것은 재판부 스스로 판결을 위해 더 확인해야 할 내용이 있다고 본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음 변론에서는 재판부가 의문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 양측에 보다 명확한 답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판결이 게임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재판부가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지난 2024년 1월 공정위가 넥슨코리아에 시정명령과 116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넥슨은 같은 해 2월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공정위는 넥슨이 PC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에서 판매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바꾸고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안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자상거래법을 적용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

메이플스토리에서는 장비의 능력치를 다시 설정하는 유료 아이템 '큐브'가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넥슨이 2010년부터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일부 옵션의 등장 확률을 낮추고 특정 조합은 나오지 않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했음에도 관련 내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봤다. 버블파이터에서는 일부 구간에서 특정 보상을 얻을 확률이 0%로 설정된 사실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양측이 맞서는 지점은 공정위가 이런 행위를 당시 존재하던 전자상거래법으로 제재할 수 있느냐다.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공급 확률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한 게임산업법은 2024년 3월22일부터 시행됐다.

넥슨은 공정위가 문제 삼은 행위가 확률 정보 공개를 법으로 의무화하기 전에 이뤄진 만큼 이후 만들어진 기준을 사실상 과거에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공정위는 이번 처분이 새로 만들어진 확률 공개 의무를 과거에 적용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시에도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 판단에 중요한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알리거나 제대로 알리지 않는 행위를 제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마지막 변론에서도 양측은 넥슨의 확률 변경과 미공지 행위를 이용자를 속여 거래하게 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맞섰다. 과징금을 산정한 방식과 처분 가능한 기간이 지났는지 여부 등도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 때문에 이번 판결은 넥슨 한 회사의 과징금 액수를 넘어 과거 게임업계에서 발생한 유사 사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변호사는 공정위 처분이 인정될 경우 확률 정보 공개 의무가 시행된 지난 2024년 3월 이전에 발생한 유사 사례도 기존 전자상거래법을 토대로 다시 문제 될 여지가 생긴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용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넥슨이 사건 이후 이용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취한 조치가 과징금 규모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고려될지도 관전 지점으로 꼽았다.

넥슨은 지난 2024년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이며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약 80만명을 대상으로 약 219억원 상당의 보상 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처분 자체의 적법성뿐 아니라 과징금 금액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넥슨이 진행한 피해 구제 노력을 어느 정도 반영할 것인지도 의미가 큰 문제"라며 "여러 측면에서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재판부도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추가 확인하려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음 변론은 오는 10월28일 열린다. 지난 2024년 소송 시작 이후 2년 반 넘게 이어진 넥슨과 공정위의 공방은 당분간 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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