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렵기만 한 메트로배니아는 그만"…'페이탈 클로'가 택한 탐험

이학범 기자 2026. 9. 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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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누군가 메트로배니아 장르를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 '페이탈 클로'를 먼저 해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컴투스홀딩스가 지난달 26일 글로벌 출시한 신작 메트로배니아(액션 어드벤처의 하위 장르) '페이탈 클로' 개발진이 장르를 처음 접하는 이용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높은 난도로 이용자의 도전을 자극하기보다 자유롭게 세계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장소·능력·이야기를 발견하는 메트로배니아 본연의 재미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박정환 엔데브게임즈 이사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메트로배니아를 어렵고 도전적인 게임이나 이른바 '소울라이크'와 비슷한 장르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메트로배니아의 본질적인 재미는 전투 난이도보다 탐험과 탐색을 통해 세계를 알아가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발견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페이탈 클로는 엔데브게임즈가 개발하고 컴투스홀딩스가 퍼블리싱하는 2D 횡스크롤 액션 메트로배니아 게임이다. 이용자들은 신비로운 고양이 '키샤'가 돼 고대 왕국의 유적이 남은 거대한 지하 세계를 탐험한다. 곳곳에 자리한 감염체와 싸우며 이들의 능력을 흡수하고, 생존자와 숨겨진 장소를 찾아 왕국의 멸망을 둘러싼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엔데브게임즈를 이끄는 김현철 대표와 박 이사는 모두 '엘소드' 등 국내 유명 액션 게임 개발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좋아하고 잘 만들 수 있는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회사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두 명이 데모 버전 대부분을 직접 제작했고 이후 개발 인력을 확대했다.

첫 작품으로 메트로배니아를 택한 것도 두 개발자가 좋아하는 장르와 기존 개발 경험이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작은 목표를 해결하고 새로운 능력과 지역을 발견하면서 점차 더 큰 세계와 이야기에 도달하는 과정을 장르의 매력으로 꼽았다.

페이탈 클로 역시 정해진 하나의 길을 따라가는 대신 여러 지역이 서로 연결된 비선형 구조를 택했다. 새로운 능력을 획득하면 이전에는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장소로 돌아가 새로운 공간이나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다. '검은 협곡'·'히가샤 동토'·'엘러드성 하층' 등 지역마다 환경·지형·기믹에도 차이를 뒀다.

특히 개발진은 탐험 과정에서 이용자가 길을 잃는 일을 줄이는 데 공을 들였다. 지역마다 주제나 색상, 분위기뿐 아니라 몬스터와 상호작용 요소를 다르게 만들고, 주요 지점에는 거대한 용머리 뼈처럼 한눈에 기억할 수 있는 구조물을 배치했다.

박 이사는 "자유를 주되 길을 잃는 스트레스는 줄이는 것이 중요했다"며 "정답 경로 하나를 강요하기보다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발견할 것이 있는 구조 안에서 자연스럽게 목적을 찾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난이도 설정과 안내 시스템을 더해 장르에 처음 입문하는 이용자의 부담도 낮췄다.

반복 탐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로도도 줄였다. 세이브 지점 사이를 오갈 수 있는 '차원의 고리'를 마련했으며 관련 기능을 활성화하는 과정 자체는 탐험 보상으로 설계했다. 지도에서는 이미 얻은 아이템과 아직 획득하지 못한 아이템을 구분해 보여준다. 이용자들이 모든 지역을 다시 훑는 대신 다음 목적지를 판단하고 숨겨진 요소를 찾는 데 집중하도록 한 장치다.

전투와 성장도 탐험과 맞물린다. 키샤는 돌진과 점프, 발톱을 활용한 공격을 기본으로 감염체에게서 흡수한 능력을 전투와 이동에 활용한다. 일부 능력은 새로운 지역으로 진입하는 열쇠가 되며 적이나 상황을 유리하게 공략하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이는 적을 쓰러뜨리고 새로운 기술을 얻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개발진은 감염체마다 감염되기 이전의 삶과 이야기를 설정하고, 여기서 얻는 능력 역시 해당 인물의 성격과 과거에 연결했다.

박 이사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얻느냐뿐 아니라 누구에게서, 어떤 과정을 거쳐 그 능력을 얻었는가다"라며 "스킬을 획득하는 과정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함께 기억될 때 단순한 능력 획득 이상의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이 획득한 각인 스킬과 신비로운 마법석 '캐비츠'를 조합하면 전투 방식도 달라진다. 빠르게 적과 거리를 좁혀 공격을 이어갈 수도 있고 생존 능력을 높여 안정적인 전투를 택할 수도 있다. 특정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각 이용자가 원하는 플레이 속도와 방식에 맞게 능력을 구성하도록 설계했다.

기본 조작도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를 거치며 다듬었다. 특히 개발진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부분은 기본 점프와 아래 방향 공격을 활용한 '포고 점프'였다. 점프 높이·속도·입력 시점처럼 작은 차이가 조작감에 미치는 영향을 반복해서 확인하면서 이용자 의견을 반영했다.

이야기에서는 이용자가 지나온 탐험 과정을 결말과 연결했다. 마지막 순간 하나의 선택으로 영상만 바뀌는 방식 대신 어느 길을 택했고 무엇을 발견했는지가 서로 다른 결말로 이어지는 '모듈형 엔딩' 구조를 적용했다. 첫 엔딩 이후에도 기존 플레이를 이어가면서 새로운 조건과 이야기를 찾아 다른 결말에 도달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여러 엔딩과 숨겨진 요소까지 포함해 게임을 완전히 경험한다면 약 30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규모도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크게 늘었다. 지난 2025년 11월 얼리 액세스 초기에는 6시간 이상 분량이었으나 두 차례 대규모 업데이트를 거쳐 12시간 이상으로 늘었다.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엔딩 이후 콘텐츠까지 포함해 30시간 이상을 목표로 삼았다.

박 이사는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이용자 피드백은 게임 전반을 수정하고 다듬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며 "약 10개월 동안 얼리 액세스를 이어간 이유도 이런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글로벌 출시 과정에서는 컴투스홀딩스와의 협업도 이어졌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체·번체 등 총 10개 언어를 지원한다. 컴투스홀딩스의 번역과 품질검증(QA) 조직이 단순 오류 확인을 넘어 실제 플레이 과정에서 불편한 점을 전달하면서 외부 이용자 관점에서 게임을 점검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것이 개발진의 설명이다.

엔데브게임즈는 PC 스팀 버전을 안정화한 뒤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정식 출시 이후에도 개발 과정에서 미처 담지 못한 콘텐츠를 다운로드 콘텐츠(DLC)나 업데이트 등을 통해 추가한다는 구상이다.

박 이사는 "페이탈 클로가 단순히 엔데브게임즈의 첫 작품이라는 의미를 넘어 한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메트로배니아 게임으로 기억됐으면 한다"며 "장르에 익숙한 이용자에게는 충분한 탐험과 액션의 재미를 주고 처음 메트로배니아를 접하는 이용자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입문작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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