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용산공원, 다른 선택을 한 노무현 정부와 이재명 정부

2026. 9. 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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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4일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에서 열린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에서 "용산은 아픈 역사를 가진 땅이지만, 이제 이 땅에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공원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 선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굳이 용산공원에의 청년주택 2만호 건설에 집착하는 건, 아마도 특별한 배경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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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격차 두고 다른 '가치 판단·선택'
택지 활용 '실용'·보존돼야 할 '역사' 공존
주택가격 안정화란 정치 성과 과욕은 금물

2006년 8월4일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에서 열린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에서 "용산은 아픈 역사를 가진 땅이지만, 이제 이 땅에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공원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 선언했다. 그로부터 꼭 20년이 지났다. 지금 현재 용산공원은 민주당 정부와 후배 정치인들에 의해 주택 2만호를 공급해야 한다는 요구 아래 연일 수난을 겪고 있다.

어느 정부에서나 주택정책은 항상 민생의 최대 현안이었으며, 만성적인 주택공급 부족은 정책 실패와 주택가격의 '앙등'이라는 결과를 반복해 왔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서울의 주택과 택지 부족 문제는 심각했다. 노 대통령도 이를 모르진 않았다. 그럼에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제정하여 용산공원 부지를 보존할 수 있는 일대 전기를 마련하는 쪽으로 마음을 움직였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용산공원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현시점에서 한 번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때 노 대통령이 용산공원 부지를 주택 용지로 전환함으로써 서울의 주택 문제 해결의 전기를 놓치고 주택부족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있었던가. 혹은 반대로, 용산공원 특별법 제정은 역사적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는가.

지금 정부의 결정은 대통령의 공약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용산공원과 주변 반환토지에 총 10만 가구 규모의 청년기본주택 공급을 공약한 바 있다. 최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용산공원 전체 녹지가 아니라, 이미 녹지 기능을 상실한 일부 지역에 청년주택을 공급하자고 한 제안도 2022년 대선 공약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것이다. 만약 이 정부안을 서울시가 극적으로 수용해 용산공원 택지에 청년주택 건설이 추진된다고 해보자. 그러면, 앞으로 또 다른 20년이 흐른 후 국민들은 이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서울시의 주택난을 해결하는 전기를 마련한 현명한 결단으로 볼까. 아니면, 집권 정부의 정책성과 과욕이 가져온 역사적 과오로 비판할까.

용산공원은 역사적으로 1882년 임오군란 이래 140년간 외국군에 의해 점령당했던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동시에 서울 한복판의 자연녹지로서 서울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중요성도 지니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깊이 있게 다뤘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가 주도해서 만든 용산공원 특별법은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용산공원은 '잘 보존하여 자손만대에 물려줘야 할 역사적 의무가 있음'을 법제화한 것으로 읽힌다.

주택공급 개발 부지 활용 여부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이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협의를 시도 할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서울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 일대. 2026.8.18 강진형 기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용산공원 문제의 본질은 청년주택 2만호 건설을 위한 용지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당해 정부가 역사적 가치에 대해 어떤 판단과 선택을 했느냐는 점이다. 즉, 용산공원을 택지 활용의 실용적 가치로 볼 것인가, 아니면 만대의 후손들에게 물러줘야 하는 역사적 의무가 우리 세대에 있다고 볼 것인지 여부를 사이에 둔 '가치 선택'의 문제다.

현 정부가 진정 청년주택 2만호 건설로, 서울의 주택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굳이 용산공원이 아니더라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탄천물재생센터 부지, 서울 면적의 25%를 차지하는 그린벨트의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을 정부가 거부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굳이 용산공원에의 청년주택 2만호 건설에 집착하는 건, 아마도 특별한 배경이 있을 것이다.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해서라도 주택문제 해결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이 대통령 집념이 관철돼 도출된 결과이거나, 정치적 성과에 대한 집착이 맞물린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어떤 것이었든, 청년주택 2만호 건설로 주택가격을 안정화하는, 정치적 성과를 얻겠다는 것은 과욕이 될 위험이 크다.

노 대통령은 용산공원에 대해 역사와 자연보존 가치를 선택한 반면, 이 대통령은 공원 부지 활용이라는 실용적 가치를 선택하는 차이를 보였다. 20년의 격차를 둔 '민주당 대통령'의 서로 다른 선택에 대해 국민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다음 20년 후 평가가 궁금하다.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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