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견습공에서 96세 레전드로…80년 격납고 지킨 美 정비사 별세

김성욱 2026. 9. 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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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한 항공기 정비사'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오른 미국인 아즈리엘 블랙먼이 100세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아메리칸항공 정비사 블랙먼이 지난 7월 24일 미국 뉴욕 퀸스의 요양원에서 별세했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일생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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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메리칸항공 정비사 아즈리엘 블랙먼
1942년 입사 2022년 은퇴, 기네스 기록
100세로 별세…"그의 유산 날아오를 것"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한 항공기 정비사'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오른 미국인 아즈리엘 블랙먼이 100세로 세상을 떠났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일한 항공기 정비사'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오른 미국인 아즈리엘 블랙먼의 생전 모습. 아메리칸항공 유튜브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아메리칸항공 정비사 블랙먼이 지난 7월 24일 미국 뉴욕 퀸스의 요양원에서 별세했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일생을 소개했다.

블랙먼은 지난 1925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나 브루클린에서 자랐다. 맨해튼의 항공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942년 7월 아메리칸 익스포트 항공에 들어갔다. 당시 16세였던 그는 나이가 어려 어머니의 동의를 받고서야 입사할 수 있었다. 첫 일자리는 판금 작업장 견습공이었고 시급은 50센트였다. 그가 일을 시작한 1942년은 아메리칸항공이 대서양 노선에 비행정을 띄우던 제트기 이전 시대였다.

블랙먼은 한국과도 연이 있다. 한국전쟁이 나자 그는 미 육군 이동외과병원 소속으로 참전해 헬리콥터를 정비했다. 제대 후인 1952년 아메리칸항공으로 돌아왔고, 1960년 뉴욕 아이들와일드 공항(현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으로 옮겨 정비팀장을 맡았다.

그가 손댄 기종은 1930년대에 만들어진 시코르스키 비행정부터 더글러스 DC-3, 록히드 콘스텔레이션, 보잉 747에 이른다. 프로펠러기에서 제트기로, 다시 대형 광동체기로 넘어가는 민간 항공의 전환기를 정비 현장에서 통과한 셈이다.

지난 2012년 아메리칸항공이 블랙먼의 입사 70주년을 맞아 근무지인 JFK공항 격납고에 그의 얼굴을 벽화로 그렸다. 아메리칸항공

아메리칸항공은 지난 2012년 입사 70주년을 맞아 그를 옛 DC-3 여객기에 태우고 뉴욕 상공을 비행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근무지인 JFK공항 격납고에는 그의 얼굴이 벽화로 그려졌다. 지난 2017년에는 기네스 세계기록이 그를 세계 최장기 항공사 정비사로 인정했다. 같은 해 아메리칸항공은 보잉 777-200 한 대를 그의 이름으로 헌정했다. 이 기체에는 기념 명판이 붙었고, 정비 직원들 사이에서는 그의 머리글자를 딴 '7BK'로 불렸다. 미 국회의사당에도 그의 이름으로 국기가 게양됐다.

블랙먼은 지난 2021년 근무 중 넘어져 목뼈 두 개가 부러지고 외상성 뇌손상을 입었다. 척수 손상으로 거동이 어려워졌다. 말년에는 서류 작업 비중이 늘었으나, 2022년 96세로 은퇴했다. 이로써 그의 80년 경력이 마무리됐다.

1988년 입사한 정비사 게리 산토스는 NYT에 "정비사는 성공해도 눈에 띄지 않는 직업인데, 경력을 80년이나 이어갔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1980년부터 1998년까지 아메리칸항공 사장을 지낸 로버트 크랜들은 지난 2017년 블랙먼의 근속 75주년 기념식에서 "그는 살아있는 전통 그 자체이자, 신입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노하우를 전수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블랙먼의 아들은 아버지가 일을 가족처럼 여겼고 인정을 바란 적이 없다고 전했다.

블랙먼은 지난 2017년 NYT에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다는 게 이 일의 좋은 점"이라며 "격납고를 돌아다니면서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보이면 무엇이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망 이후 아메리칸항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942년 시작한 경력부터 최장기 항공사 정비사 기네스 기록까지, 그가 항공사와 업계에 남긴 영향은 헤아릴 수 없다"며 "당신의 유산은 계속 날아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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