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N% 성과급 논란과 기업의 미래

2026. 9. 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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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동계에서는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 재원으로 보장하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런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미리 정해두면 그만큼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고정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을 경우 기업의 장기 투자 판단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마냥 가볍게 볼 수 없다.

반면 현금 중심의 N% 영업이익 연동 공식은 한국 기업들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본 배분 규율이 느슨한 시장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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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식 세종대 경영경제대학장

최근 노동계에서는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 재원으로 보장하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업종에서 시작된 논의가 자동차와 조선, IT 분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기업 실적이 좋아졌다면 그 과실을 임직원과 함께 나누자는 취지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성과에 걸맞은 보상은 조직의 활력을 높이고 우수 인재를 붙잡는 데에도 필요하다. 다만 성과에 따라 보상을 확대하는 것과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전에 정해 놓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 전자는 보상 수준의 문제이지만, 후자는 기업의 자금 운용과 의사결정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한 해 거둔 이익은 그 자체로 용도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배당으로 돌릴지, 미래를 위해 유보할지, 부채를 줄일지,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투입할지는 경영상 판단을 거쳐 결정된다. 그래야 업황 변화와 재무 여건, 앞으로의 투자 기회를 함께 고려할 수 있다. 그런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미리 정해두면 그만큼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형식은 임금협상이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이익의 일부를 우선 배분하는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실적이 좋을 때는 보상이 커지지만, 업황이 꺾이거나 경영 환경이 악화될 때의 부담은 결국 기업과 주주가 떠안게 된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보상과 책임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미래 투자 여력이다. 반도체와 AI, 미래차와 같은 산업은 호황기에 벌어들인 수익을 당장 나누는 데 그쳐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 수익은 불황기를 대비하기 위한 실탄이면서 차세대 기술과 생산 역량,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 재원이기도 하다. 오늘의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내일의 기술 우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개발(R&D)과 선행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어야 경쟁력이 이어진다. 이런 점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고정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을 경우 기업의 장기 투자 판단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마냥 가볍게 볼 수 없다. 당장의 포만감은 커질 수 있어도 미래의 성장 여력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현금 일시지급보다 주식 연계 보상이나 장기 성과 보상, 이연지급 방식을 널리 활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보상을 단기 실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기업 가치와 연결하려는 것이다. 반면 현금 중심의 N% 영업이익 연동 공식은 한국 기업들이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본 배분 규율이 느슨한 시장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하는 시점이라면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눈앞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 못지않게, 그 방식이 시장에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도 중요하다. 문제는 이러한 요구가 대기업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중견·중소기업과 협력업체까지 비슷한 방식이 확산된다면 수익성과 성과가 낮은 기업일수록 투자와 고용 여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산업 전반의 부담은 커지고,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격차 역시 더 벌어질 수 있다.

이제는 ‘몇 퍼센트’라는 숫자 공방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단기 성과급은 생산성과 품질, 안전,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고, 장기보상은 3~5년 단위의 주식 연계나 이연지급 방식으로 설계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 그래야 임직원의 기여를 정당하게 보상하면서도 기업의 투자 여력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함께 지킬 수 있다. 오늘의 성과를 나누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일의 성장 기반까지 약화시켜서는 곤란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경제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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