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건강 지표 ‘난소 나이’, 수치 낮아도 불임 의미 아냐

민태원 2026. 9. 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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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높거나 낮을 땐 의학 상담 필요 "얼마 전 난소 나이를 검사했는데 실제 나이보다 많이 나와서 충격받았어요. 노산이라 걱정은 했지만 막상 결과를 보니 마음이 더 조급해지네요." 포털사이트 웨딩 커뮤니티에 올라온 상담글 중 하나다.

AMH 검사, 인지도 낮아 전문가들은 "AMH 검사의 역할과 한계점을 분명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MH 수치의 높고 낮음이 불필요한 불안을 유발하거나 AMH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임신을 지나치게 미루거나 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산부인과 이다용 교수는 31일 "각각의 경우 검사 시행 이유와 결과에 대한 의학적 상담이 중요하다"며 "검사 수치가 낮게 나오더라도 이를 불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선 안 되고, 반대로 높게 나왔다 해서 임신을 장기간 미뤄도 된다는 의미도 아님을 주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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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건강] AMH 검사 제대로 알아야
만혼과 늦은 임신·출산이 늘고 스트레스, 음주·흡연의 영향 등으로 여성의 생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난소 건강을 간접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항뮬러관호르몬(AMH) 검사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결혼·출산 늦어지면서 수요 늘어
난소 건강 검사지만 난임 검사 오해
수치에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 없어
너무 높거나 낮을 땐 의학 상담 필요
“얼마 전 난소 나이를 검사했는데 실제 나이보다 많이 나와서 충격받았어요. 노산이라 걱정은 했지만 막상 결과를 보니 마음이 더 조급해지네요.” 포털사이트 웨딩 커뮤니티에 올라온 상담글 중 하나다. 임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여성은 “이런 상황에서도 자연임신이 가능할지, 희망을 가져도 될지, 난소 나이를 어리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지 궁금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동병상련의 댓글들이 여럿 달렸다.

여기서 언급된 난소 나이 검사는 정확히는 ‘항뮬러관호르몬(AMH) 검사’를 지칭한다. AMH는 난자로 성숙돼 배출(배란)되는 난포를 구성하는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혈액 속의 이 호르몬을 측정해 난소가 품고 있는 난포와 원시 난포(어린 난포)의 수를 파악해 난소 기능을 가늠하는 원리다. 연령 등에 따른 여성의 가임력을 포함한 난소 건강 평가 지표로 널리 쓰인다. 만혼과 늦은 임신·출산이 늘고 스트레스, 음주·흡연의 영향 등으로 여성의 생식 건강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AMH 검사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글로벌 제약기업이 최근 전국 30대 여성 1000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1%가 자신의 생식 건강이 걱정되며, 75.2%는 생식 건강 관리를 미리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AMH 검사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2.5%에 그쳤다. AMH 검사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6.5%에 불과했다. AMH 검사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인지도가 상당히 낮음을 시사한다. 난임 여성만 받는 검사로 오해하거나 산부인과 방문 혹은 검사 결과에 대한 심리적 부담 때문에 꺼리는 경향도 있다.

AMH 검사, 인지도 낮아
전문가들은 “AMH 검사의 역할과 한계점을 분명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MH 수치의 높고 낮음이 불필요한 불안을 유발하거나 AMH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임신을 지나치게 미루거나 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모든 20·30대 여성이 AMH 검사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다. 월경이 규칙적이고 특별한 위험요인이 없다면 권고되지 않는다. 하지만 월경 주기가 지나치게 짧아졌거나 불규칙한 경우, 조기 난소부전(조기폐경) 또는 이른 폐경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난소수술(난소낭종, 자궁내막종)을 앞두고 있거나 수술 후 추적 관찰 중이라면 AMH 검사를 고려해봐야 한다. 항암 및 골반 방사선치료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경우, 장기간 임신을 미루며 난자동결 보존을 고려하는 경우, 35세 이상이고 임신을 고려하는 경우, 일정 기간 임신을 시도했으나 임신되지 않는 경우, 월경불순·다모증·여드름이 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산부인과 이다용 교수는 31일 “각각의 경우 검사 시행 이유와 결과에 대한 의학적 상담이 중요하다”며 “검사 수치가 낮게 나오더라도 이를 불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선 안 되고, 반대로 높게 나왔다 해서 임신을 장기간 미뤄도 된다는 의미도 아님을 주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AMH 검사 결과가 현재의 자연임신 가능성을 직접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AMH가 낮다는 것은 남아있는 난포 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가능성을 의미하지만, 남아있는 난자의 질이나 자연임신 가능성 여부와 직접 비례하지는 않는다. 이 교수는 “AMH 수치 감소에 대해선 주의 깊은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난자의 질과 수정 후 배아의 정상 여부에는 AMH보다 연령이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AMH만으로 정확한 폐경 시기를 예측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나이에 비해 낮은 AMH는 조기 난소부전의 위험을 평가하는 데 참고가 될 순 있으나 해당 수치만으로 개인이 대략 몇 세쯤 폐경이 될지 예측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배란이 잘 이뤄지지 않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는 여성에선 AMH가 높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다. AMH 수치는 체질량지수(BMI), 인종, 복용 약물, 측정 장비 등에 따라 차이 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 교수는 “AMH가 낮아도 자연임신이 가능할 수 있고 AMH가 높아도 연령에 따른 가임력 저하는 지속되며 사람마다 상당히 다르게 진행된다는 점을 알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미혼자 포함 20~49세 대상 AMH 검사비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인데, 지원 대상 확대와 함께 검사 결과의 정확한 해석과 상담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자가 검사 키트, 유의할 점
최근 민간에서 난소 나이 검사 키트도 등장했다. 집에서 자신의 검체(혈액)를 채취해 서비스 업체에 보내면 전문 검사기관에서 분석해 AMH 측정 결과를 알려준다. 일부 제품은 임상연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거쳤고 헬스·뷰티 점포나 온라인 앱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이런 키트의 큰 장점은 접근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 일, 생업·육아로 병원을 찾기 어렵거나 산부인과 방문에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여성들에게 검사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 또 생식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필요한 경우 병원 진료로 연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주의해서 살펴볼 점들이 있다. 소량의 혈액검사인 만큼 검체량 부족, 부적절한 채혈, 보관 온도와 배송 시간에 따른 오차 가능성을 관리해야 한다. 병원 시행 정맥혈 검사와 동등한 수준의 측정 장비와 기준을 사용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AMH 수치를 ‘난소 나이 몇 세’ 식으로 단순 환산해 제공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 같은 AMH 수치라도 연령과 각종 임상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충분히 반영해 결과를 제공해야 한다.

또 유의하게 낮거나 높은 결과가 나왔을 때 산부인과 전문의 상담으로 연결되는 체계가 따라줘야 한다. 앱이나 온라인을 통한 결과 제공 화면에서 자연임신 확률이나 폐경 나이를 수치로 제시하는 것에 대한 근거와 정확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교수는 “민간 키트의 활용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검사 정확도와 검체 관리, 개인정보 보호, 전문상담 및 의료기관 연계 서비스 등에 대한 관리가 수반돼야 한다”며 “검사 접근성을 높이는 기술과 올바른 의학적 해석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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