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뺏어가더니 돌연 해고 통보"…AI가 집어삼킨 中 방송가

신은서 2026. 8. 3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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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중국 콘텐츠 산업과 드라마 업계를 집어삼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한때 긱 경제(기업이 정규직을 채용하는 대신 임시직이나 단기계약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노동 방식)의 한 축이었던 중국 숏드라마와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AI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 마케팅 분석 업체 데이터에이지에 따르면, 지난 5월 더우인(중국판 틱톡) 인기 애니메이션 드라마 상위 100개 중 89개가 AI 제작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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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드라마 10편 중 9편 AI 제작
인간 쇼호스트 매출도 추월
해고 전 'AI 얼굴 학습' 동의 강요

AI가 중국 콘텐츠 산업과 드라마 업계를 집어삼키고 있다. 인공지능이 배우와 인플루언서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면서다.

AI로 제작된 중국 숏드라마. 틱톡 캡처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한때 긱 경제(기업이 정규직을 채용하는 대신 임시직이나 단기계약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노동 방식)의 한 축이었던 중국 숏드라마와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AI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배우 복제한 AI 분신으로 '디지털 물갈이'

바이트댄스의 '시댄스 2.0' 등 AI 고성능 영상 소프트웨어가 등장하면서, 실물 배우를 대신해 고품질의 오리지널 영상을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어내는 일이 보편화된 것이 배경이다.

한 편집자가 AI 숏폼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베이징에서 단편 드라마 배우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그렉 울너는 "한 주에 3편씩 출연하던 작품이 프로그램 출시 이후 완전히 끊겼다"고 전했다. 동영상 플랫폼 마케팅 분석 업체 데이터에이지에 따르면, 지난 5월 더우인(중국판 틱톡) 인기 애니메이션 드라마 상위 100개 중 89개가 AI 제작물로 채워졌다.

중국 네트워크 시청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에서 출시된 숏폼 드라마는 약 13만 편으로 전년 동기의 3배를 웃돌았고, 이 가운데 95%가 AI로 만들어졌다.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보고서는 중국 숏폼 드라마 산업에 직접 종사하는 인력이 69만 명에 달하며, 라이브 방송을 주업으로 삼는 이들도 1500만 명에 이르는 만큼 경제적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초저가·초고속 제작에 완판 기록까지 세운 AI
탄 첸 팀이 실사 제작 비용의 일부만 들여 AI로 숏폼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 CNN

라이브커머스 현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AI 디지털 호스트는 24시간 내내 방송을 진행하면서도 비용은 인간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로 유명 라이브 스트리머 뤄융하오의 모습을 학습한 AI 버전은 단 7시간 만에 5500만 위안(약 100억 원)어치를 기록하며 실제 인물의 판매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칭화대 메타버스 실험실 연구팀은 "과거 3~5분짜리 드라마를 5명이 3개월 동안 만들던 작업은 이제 1명이 1~2일 만에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분당 제작비 역시 과거 대비 10분의 1 수준인 600~800위안(약 11만~15만 원)으로 떨어졌다"며 "AI 애니메이션 기업 지린은 지난 5월에만 1분짜리 숏폼 에피소드 8000여 편을 쏟아냈다"고 덧붙였다.

울며 겨자 먹기로 AI 학습 동의하는 배우들
중국 저장성 영화 허브 헝디언의 촬영장에서 숏폼 드라마를 찍고 있는 배우 모습. CNN

상황이 이렇자 일부 현장에서는 출연자들이 해고되기 전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 연기 스타일을 AI 도구에 의무적으로 학습시키도록 강요받고 있다.

인기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하던 중 해고 통보를 받은 한 출연자는 회사가 AI 복제본 제작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배우를 쓰겠다고 압박해 어쩔 수 없이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노동 전문가들은 AI 도입에 따른 해고와 권익 침해 관련 분쟁이 지난 2~3년간 급증했다고 진단한다. 저장성 지역의 한 노동 변호사는 AI로 대체된 해고 노동자가 더 많은 퇴직금을 받아내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은서 인턴기자 els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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