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페미 기용 황당…2030男 이탈 거셀 것” 여권서도 용혜인 논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젠더 갈등과 불공정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다. 여권 일각은 물론 용 후보자와 같은 목소리를 내던 진보 정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31일 용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전용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성평등가족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에는 기대와 함께 우려도 존재한다”며 “용 후보자는 그 목소리 역시 가볍게 여기시지 않을 후보자”라고 했다. 서미화 최고위원도 ”용 후보자에 대한 네거티브가 도를 넘었다”며 “워킹맘이자 청년으로서 의식과 감수성은 누구보다도 부족하지 않는 분”이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이른바 ‘뉴이재명’ 지지층을 중심으로 용 후보자에 대한 비토가 거세다. 용 후보자가 페미니스트 행보를 해왔다는 이유다. 용 후보자는 2023년 성평등가족부의 전신인 여성가족부의 비동의간음죄 철회에 “여가부가 법무부 장관의 부하는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하는 등 대표적인 비동의간음죄 찬성론자로 평가받는다. 비동의간음죄는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에서 ‘동의 여부’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뉴이재명 대표 인사인 신인규 변호사는 31일 YTN 라디오에서 ”2030 남자들은 원래 민주당 정부에 대해서는 반감이 있었다”며 “용 의원을 지명하는 순간 ‘이재명 정부의 노선은 우리가 원하는 중도 보수 확장과는 거리가 멀어지는구나’라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나꼼수’ 출신 김용민 목사도 전날 페이스북에 “어럽게 민주 진영에서 페미를 지워가는 중인데, ‘용페미’ 기용이라니 황당하다”고 적었다.

뉴이재명의 반대 목소리에 더해 청년층 사이에선 불공정 이슈가 커지면서 여권은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경력과 자질이 상대적으로 덜 검증된 용 후보자를 납득할 수 있는 청년층이 얼마나 있겠냐”며 “제2의 박지현·박성민처럼 청년들에게 허탈함을 안길 수 있다. 특히 부동산 문제 등으로 가뜩이나 등 돌린 2030 남성의 이탈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스 대표는 지난 27일 민주당 워크숍에서 “2030 청년 남성층 비토 정서가 총선 승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지난 24~28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이재명 대통령 긍정 평가는 25.1%로, 전 연령층에서 최저였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를 맹폭했다. 장동혁 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청년들의 분노에 터무니없는 용혜인 카드를 내놓았다”며 “2030 분노 지수는 폭발 직전, 임계점을 넘어섰다”고 했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청년 여성들의 공정과 정의, 상식에 부합하는 인물인가”라고 했다.
“혐오 장사꾼” 등 젠더 갈등의 당사자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용 후보자는 ‘오조오억 개 먹은 듯’ 등 온갖 언어로 2030 남녀 갈등을 조장해왔다”며 “‘성차별 장관’이 되어 분열적 규제를 양산하고 혈세를 전횡할 게 뻔하다”고 적었다. 김재섭 의원은 전날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앞세워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낙인찍어 온 갈라치기 선동가”라고 날을 세웠다.
진보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는 전날 “위성정당 정치에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용 후보자가 21·22대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 공천을 받아 연거푸 비례대표가 된 걸 지적한 것이다. 양 대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던 인사가 여성과 소수자, 피해자의 권리를 책임질 적임자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진보당 내부에서도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건 부적절하고 불공정하다”(초선 의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비례대표 의원은 관례상 국무위원이 되면 의원직을 사퇴해왔지만, 용 후보자의 경우 현재까진 의원직 사퇴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용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국무위원·국회의원 겸직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았으나 답하지 않았다.
이찬규·류효림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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