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나노보다 먼저 잡는다”…삼성, 2나노·HBM 묶어 AI칩 고객 선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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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차세대 1.4나노급 '14A' 공정 양산과 설비투자 확대를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1.4나노 양산 시점을 2029년으로 늦춘 대신, 당장 수요가 몰리는 2나노 공정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을 묶은 '통합 공급'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사를 선점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 개발을 이어가는 동시에, 2027~2028년에는 AI·고성능컴퓨팅(HPC)용 2나노 공정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1.4나노 양산 목표를 2027년으로 제시했으나, 2나노 공정 완성도와 수익성 확보에 우선순위를 두며 일정을 2029년으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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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도이체방크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18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늘릴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AI 데이터센터가 중앙처리장치(CPU) 수요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진스너 CFO는 “에이전트형 AI 작업은 기존 학습용 데이터센터보다 4~6배 더 많은 CPU가 필요하다”며 “서버 수요가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진스너 CFO는 “1.8나노급 18A의 수율이 내부 목표를 웃돌고 있다”며 공정 개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14A는 결함밀도 개선 속도가 기존 공정 가운데 가장 빠른 수준”이라며 2027년 리스크 생산을 거쳐 2028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했다. 14A의 첫 외부 고객사는 테슬라로 확정됐다. 테슬라는 미국 오스틴 ‘테라팹’ AI 데이터센터용 칩을 인텔 14A 공정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TSMC는 더 빠르다. TSMC는 AI·HPC용 차세대 A16 공정을 올해 4분기 양산할 계획이다. A16은 1.6나노급 공정으로, 전력 공급선을 웨이퍼 뒷면으로 분리하는 ‘후면 전력공급’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개선형 2나노 공정인 N2P보다 같은 전력에서 연산 속도를 8~10% 높이고, 같은 속도에서는 전력 소모를 15~20% 줄일 수 있다는 것이 TSMC 측 설명이다. TSMC는 후속 1.4나노급 A14 공정도 2028년 양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
삼성전자가 당장 힘을 쏟는 건 2나노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2세대 2나노 기반 모바일 제품 생산을 확대하고, AI·고성능컴퓨팅(HPC) 설계 수주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사업은 HBM용 베이스다이 수요와 미국 고객사 주문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삼성의 강점은 2나노 공정 자체보다 AI 칩을 구성하는 여러 부품을 함께 제안할 수 있다는 데 있다. HBM4는 연산칩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주고받는 메모리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부터 1c D램과 자체 4나노 로직 베이스다이를 적용한 HBM4를 양산·출하하고 있다.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부가 설계기술공동최적화(DTCO)를 통해 수율과 전력 효율을 함께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HBM4의 로직 베이스다이는 HBM 스택의 맨 아래에서 데이터 입출력과 전력·제어 기능을 맡는다. AI 가속기의 연산칩과 HBM, 패키징은 각각 별도 기술이지만, 이들의 연결 구조와 전력·발열을 함께 최적화해야 시스템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실제 고객 협력도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AMD와 차세대 AI 가속기 ‘인스팅트 MI455X’용 HBM4 공급 협력을 맺었다. 당시 공개된 삼성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최대 13기가비트(Gbps)로, 업계 표준(8Gbps)을 크게 웃돈다. 양사는 차세대 AMD 제품의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도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브로드컴과 HBM을 비롯한 메모리와 2나노 이하 파운드리, 2.3D·2.5D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브로드컴의 차세대 AI 가속기와 네트워크용 칩에 삼성의 메모리·로직·패키징 기술을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사가 2030년까지 예상한 협력 규모는 2000억달러 이상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AI 시대에는 메모리, 로직, 첨단 패키징이 긴밀하게 통합된 반도체 솔루션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확정 매출이 아니라 장기 협력 전망치다.
다만 통합 공급 역량은 고객이 실제 제품을 맡겨야 의미가 있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는 상반기에만 36억3000만달러(한화 약 5조5200억원) 적자를 냈다.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2024년 1분기 10.5%에서 2025년 3분기 7.1%로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의 흑자전환 시점을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일부는 3분기 흑자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은 2028년 이후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나노 수율을 안정화하고 브로드컴·AMD 등과의 협력을 실질적인 양산 물량으로 전환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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