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의 중국 읽기] 얼음과 불…두 얼굴의 중국 경제

유상철 2026. 8. 3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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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

세상 이치란 게 더운 뒤 춥고, 추운 뒤 덥기 마련이다. 한꺼번에 덥고 춥기는 어렵다. 한데 최근 중국 경제가 ‘얼음과 불’이 동시에 존재하는 기묘한 상황을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거시 지표는 괜찮다. 5% 전후 성장률에 AI와 전기차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선 약진을 거듭 중이다. 반면에 민초의 삶은 여전히 퍽퍽하다. 장사는 어렵고 실업률은 높아 불만이 많다. 왜 이런 일이 생기나.

자오젠 중국 시징(西京)연구원장의 분석이 눈길을 끈다. 그는 ‘경제 온도 차의 수수께끼’란 글에서 부동산을 지목했다. 지난 3년간 중국 부동산 폭락으로 약 200조 위안이 날아갔다. 가구당 피해는 50만 위안. 반면에 같은 기간 GDP 증가는 약 20조 위안으로 손실을 만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그의 글은 곧바로 삭제됐다. 중국 경제 광명론(光明論)을 외치는 당국의 심기를 건드린 탓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장과 민생’ 간의 괴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달 초 중국공산당 기관지 ‘구시(求是)’가 답변에 나섰다. 구시는 거시 지표를 경제의 체온계, 체감 경기를 인민의 체감온도에 비유하며 둘 다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어느 한쪽만 보면 전체 상황을 왜곡할 수 있다고 말한다. 통계 수치와 체감 경기 간 온도 차가 발생하는 건 신구(新舊) 성장동력이 바뀌는 과도기 탓이란 이야기다.

새로운 기술과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기존 산업과 일자리는 축소가 불가피한데 이 사이에 발생하는 공백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나름 일리가 있다. 그런가 하면 1000만 대졸자는 1000만 은퇴자가 비운 일자리에 관심이 없다는 자오젠의 주장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문제는 이런 중국 상황이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구는 성과급을 어떻게 나눌까 고민인데 누구는 아예 일거리 자체도 찾지 못하는 게 우리 현실 아닌가.

유상철 중국연구소장 차이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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