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라 쳐 건너편도 안보여”…두산 현장소장이 밝힌 그날

네팔 홍수로 고립됐던 수력발전소 현장에서 끝까지 직원을 지키다 마지막에 구조된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 A씨는 “남은 실종자들이 하루 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수색팀과 정부 관계자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30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기자들 인터뷰에 응한 A씨는 “아직까지 연락이 닿지 않는 직원들도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비통하고 애통하다”며 “그래도 내가 현장 여건을 가장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수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A씨는 홍수 당시의 상황에 대해선 “터널 안에서 상황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왔을 때 이미 ‘물보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태였다”며 “건너편(캠프동)이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3~4시간 지나고 나서야 현장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6일(현지시간) A씨와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직원 9명 등은 갑작스러운 홍수에 네팔 라수와 지역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고립됐다. 주변 도로가 유실되면서, 탈출하기 어려워지자 A씨를 포함한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10명과 네팔인 직원 수백명은 인근 임시대피소로 이동해 구조를 기다렸다. 이들이 머문 대피소는 비교적 높은 지대에 있어서 큰 피해가 없었다.
네팔 당국은 27일(현지시간) 군 헬기를 총 네 차례 투입해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9명을 구조했다. 하지만 A씨는 현장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직 구조되지 못한 네팔인 직원들이 있는 만큼 이들의 대피 상황을 마지막까지 확인한 뒤 현장에서 나오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결국 A씨는 다른 직원들이 구조된 후 하루 뒤인 28일(현지시간)에 안전지역으로 이송됐다.
대규모 홍수가 발생한 네팔·중국 국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네팔 당국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768명이 사망했고, 실종자는 3048명을 기록했다.
연락이 두절된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소속 직원 3명 등 9명은 헬기와 네팔군의 지상 수색에도 닷새째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네팔 당국은 헬기 투입을 늘리고, 드론을 활용해 수색 범위를 늘릴 방침이다.
카트만두(네팔)=변민철 기자 byun.min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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