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컴 2026] '갓 세이브 버밍엄' 차현성 디렉터 "게임다운 재미 보여줄 단계"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3년 전에는 콘셉트를 소개하는 테크 데모에 가까웠지만, 올해는 각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이용자들이 생존에 도전하고 게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단계가 됐습니다."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생존 게임 '갓 세이브 버밍엄'을 들고 3년 연속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을 찾았다. 그동안 물리 시스템과 좀비, 생존 요소를 하나씩 쌓아온 개발진은 올해 게임스컴에서는 각 시스템을 실제 플레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차현성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디렉터는 지난 27일(현지시각)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6' 현장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처음 게임스컴에 나왔을 때는 게임을 플레이한 뒤에도 이용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는 직접 플레이하면서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이런 식으로 플레이하면 되겠구나'라고 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갓 세이브 버밍엄은 중세 영국 버밍엄을 무대로 좀비가 창궐한 도시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생존 게임이다. 주변의 사물을 직접 움직이고 이를 생존 수단으로 활용하는 물리 기반 상호작용이 핵심 특징이다.
이번 게임스컴 시연에서도 이 같은 특징에 대한 이용자 반응이 두드러졌다. 시연 초반 막힌 공간을 통과하기 위해 상자와 의자를 직접 치우도록 구성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 사물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익히도록 했다. 이후에는 물건을 좀비에게 던지거나 쓰러진 좀비를 상대하는 데 이용하는 식으로 플레이가 이어진다.
차 디렉터는 "과거에는 물리 시스템이 있어도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무대가 구성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이용자들이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물을 발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이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개발진이 물리 시스템을 다루는 원칙은 현실성보다 재미에 가깝다. 실제 물리 현상을 그대로 구현하기보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까지 게임의 일부로 받아들이겠다는 방향이다.
차 디렉터는 "물리 시뮬레이션 메커니즘을 생존 게임에 접목한 것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지만 우선순위는 게임으로서의 재미"라며 "물리를 이용해 게임을 만들다 보면 제작에 많은 공수가 들고 가끔 사물이 우스꽝스럽게 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모습 역시 이 게임에서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나치게 튀어서 플레이를 방해하는 부분은 다듬되 예상과 조금 다른 괴상한 상황까지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갓 세이브 버밍엄의 매력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진행한 테스트 결과도 개발 방향에 영향을 미쳤다. 개발진의 예상을 넘어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 디렉터는 "기존 시연에서는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플레이한 뒤 게임을 파악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아 당시 테스트 빌드에는 세이브·로드 기능을 넣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1~2시간씩 플레이하는 이용자가 많았고, 10시간 넘게 즐긴 경우도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라 다음 버전에는 반드시 세이브 기능을 넣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용자 인터페이스(UI)와 이용자 경험(UX)도 주요 개선 대상으로 꼽았다. 생존 과정에서 다양한 물품을 모으고 관리해야 하지만 기존 테스트에서는 원하는 물건을 찾고 분류하는 과정이 충분히 편리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에 개발진은 의상 등 여러 물품을 종류별로 분류하거나 필터링·정렬할 수 있도록 편의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좀비의 행동도 보완한다. 외형이나 특징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인공지능(AI)도 보다 좀비다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개발 중이다.

갓 세이브 버밍엄의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일정은 기존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로 조정됐다. 앞선 테스트에서 받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협동 플레이까지 포함하기 위해 개발 기간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협동 플레이는 이용자들이 꾸준히 요구해온 기능이다. 기본적인 멀티플레이 기능은 이미 구현돼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여러 사람이 함께 플레이할 경우 홀로 좀비와 맞서는 기존 게임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진다.
차 디렉터 역시 내부 테스트에서 이런 차이를 직접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멀티플레이 테스트 도중 좀비 하나를 쓰러뜨린 뒤 이용자들이 함께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게임의 분위기가 많이 바뀐다는 걸 느꼈다"며 "고독하게 살아남는 느낌과 달리 다소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멀티플레이도 싱글 플레이와 똑같은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난도를 높일 생각은 없다"며 "그 모습 자체가 좋았다고 판단해 멀티플레이는 싱글 플레이와는 또 다른 경험으로 가져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모드 지원도 장기적으로 추진한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기술 사양이나 지원 방식까지 결정된 단계는 아니다. 차 디렉터는 "개인적으로도 모드를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싶다"며 "아직 모드를 위해 필요한 기술적 요구사항을 확정한 단계는 아니지만 차차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세 버밍엄을 재현하는 작업도 계속된다. 단순히 도시 외형을 시대에 맞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식료품과 생필품, 장비 등 이용자가 발견하는 사물까지 당시 생활상에 맞춰 배치한다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는 이용자의 지적이 고증을 보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최근 테스트에서는 게임 속 의자 하나가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이용자 의견을 받아 디자인을 수정했다.
차 디렉터는 "가구 디자인을 하는 이용자가 게임에 등장한 의자 가운데 하나가 비교적 최근 유행하는 형태라 중세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알려줬다"며 "관련 자료를 다시 찾아본 뒤 게임 속 디자인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3년 동안 게임스컴에서 이용자 반응을 확인해온 차 디렉터는 갓 세이브 버밍엄이 이제 콘셉트만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 하나의 생존 게임으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처음 게임스컴에 왔을 때는 게임을 이 정도까지 소개하고 많은 반응을 받을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아 개발에 힘이 됐다"며 "물리 메커니즘을 생존 게임에 접목해 독특하고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가 기대했던 것과 조금 다른 괴상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그것까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며 "아직 계속 작업하고 있는 만큼 출시 이후 직접 플레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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