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에 닿는 줄”…5만 관중 떨게 한 여객기 2대 ‘저공 비행’ 뭔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뉴질랜드의 럭비 경기를 앞두고 여객기 두 대가 경기장 지붕 바로 위를 스쳐 지나가는 듯한 저공비행을 펼쳐 관중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영상에는 비행기가 지붕에 닿을 듯 날아가는 모습이 담겼지만, 실제 충돌 위험이 있었다고 단정할 만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더선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남아공 케이프타운 DHL 스타디움에서 남아공과 뉴질랜드의 럭비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플라이오버가 진행됐다. 이날 경기장에는 약 5만5000명의 관중이 모였다.

하늘을 가른 것은 전투기나 곡예비행단이 아니었다. 남아공 지역 항공사 에어링크의 엠브라에르 190 여객기 두 대였다. 행사를 위해 초록색 도장을 한 두 여객기는 경기장 상공을 나란히 통과했다.
두 항공기의 비행 고도는 매우 낮아 보였다. 경기장 위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첫 번째 항공기의 꼬리 부분이 경기장 지붕을 향해 기울어지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두 번째 항공기는 경기장에서 터진 불꽃과 거의 맞닿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더선은 비행 추적 자료를 인용해 두 항공기가 경기장 지붕에서 약 12m 높은 곳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당시 비행 속도는 약 120노트(시속 222㎞)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본 관중들은 SNS에 “실제 사고를 목격하는 줄 알았다” “정말 위험해 보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조종사들도 항공 관련 온라인 포럼에서 관중이 모인 경기장 상공에서 이 같은 비행을 하는 것이 안전했는지를 두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영상만으로 항공기가 경기장과 충돌할 뻔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뉴욕포스트는 대형 구조물 주변을 비행하는 항공기는 촬영 각도와 카메라 위치에 따라 실제보다 건물에 훨씬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매체들도 공개된 비행 정보만으로는 두 항공기가 경기장과 충돌할 위험에 처했다는 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남아공에서는 스포츠 경기 전 항공기가 경기장 상공을 비행하는 행사를 오래전부터 해왔다. 1995년 럭비월드컵 결승 당시에도 남아공항공 소속 보잉 747 여객기가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 상공을 통과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남아공이 뉴질랜드를 33-26으로 꺾었다. 남아공은 두 팀 간 테스트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맞췄다. 두 팀은 다음달 5일 요하네스버그 소웨토에서 3차전을 치른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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